경제위기 이후 회복국면에 흔히 나타나는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이 하반기 이후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8년 연간 5%에 육박했던 물가급등이 주로 국제원유 및 원자재의 비정상적 가격상승 등에서 비롯됐다면 앞으로 예상되는 물가 오름세는 수요급증에 따르는 구조적인 것이어서 영향이 더 깊고 오래 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12일 “경기회복으로 하반기 이후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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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소비자물가가 올 상반기에 2.5%, 하반기에 2.7% 오르는 데 이어 내년에는 3.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올해와 내년의 근원 인플레이션은 각각 1.8%와 3.1%로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더 큰 격차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농산물(곡물 제외), 석유류 등 외부 변화에 크게 흔들리는 품목을 제외한 기조적 물가지수로 수요 측면의 변화를 더 잘 반영한다. 한은 관계자는 “수요 증대에서 비롯된 물가상승 압력은 단기간에 급격하게 진행되지는 않지만 지속기간이 길어 경제 전반에 꾸준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올해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하며 1997년 외환위기 직후를 예로 들었다. 고환율, 고금리 등으로 98년에는 물가가 7.5%나 뛰었다가 99년 0.8%, 2000년 2.3%로 안정됐지만 2001년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하면서 수요가 급증, 4.1%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정 연구위원은 “물가 상승률 자체가 2001년 수준에 이를 가능성은 없지만 유가, 경기회복 속도, 환율 등 3가지 변수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급 측면의 가격상승 압력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수정전망에서 기준으로 삼은 국제원유 도입단가는 배럴당 83달러였다. 지난해 61달러보다 36.1% 상승한 것으로 내년에는 90달러(8.4%)로 더 뛸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지난해 18.7% 하락했던 곡물과 금속 등 원자재가격도 올해 18.0% 증가하고 내년에도 7.0%의 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은 최근 원자재 가격 전망에서 구리는 지난해 t당 평균 5159달러에서 올해 6931달러, 내년 71 62달러로 오르고 알루미늄은 각각 1678달러-2142달러-2255달러의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적인 곡물인 소맥은 올해 부셸 당 5.13달러에서 내년 5.80달러로, 옥수수는 3.86달러에서 4.25달러로 뛸 것으로 예상했다.
김태균 이경주기자 windsea@seoul.co.kr
2010-05-1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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