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십자사 거창병원 장례식장 직원 1억1천800만원 빼돌려

대한적십자사가 운영하는 거창병원 장례식장 직원들이 장례용품 공급업체와 결탁해 값싼 장례용품을 고가에 유족에 팔고 일회용품을 재사용하는 등의 수법으로 억대의 금액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제식 의원(새누리당)은 적십자사가 제출한 ‘거창병원 장례식장 수입금 편취 및 부당수익 조사결과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이 보고서를 보면 2011년 1월~2014년 7월 거창적십자사병원 장례식장 직원 2명은 3년7개월 동안 장례식장 수입금 7천500만원과 부당금품수수, 계약 외 장례 물품 불법매매, 각종 소개료 명목 등으로 4천300만원을 빼돌리는 등 총 1억1천800여만원을 횡령했다.

장례지도사로 근무한 이들은 장례식 물품에 대해서는 유족들이 특별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점을 악용해 값싼 제품을 비싸게 판매하고 일회용품을 다시 활용하는 등의 방법을 썼다. 이를테면 상주들이 주문한 판매가 25만원짜리 오동나무 1치관(치관은 관의 규격을 나타내는 단위) 대신 판매가 20만원짜리 오동나무 0.6 치관(판매가 20만원)으로 속여 공급했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장례용품 판매대금 5천300여만원과 장례식장 시설사용료 1천여만원 등 모두 7천500만원의 병원 수입금을 빼돌렸다.

또 계약하지 않은 외부업체와 수의 등 각종 장례 물품 구매를 알선하면서 소개료를 챙겼다. 병원 지정업체가 아닌 자신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음식을 납품받게 하고, 지관 소개료, 개인차량으로 운구하면서 운구료를 받는 식으로 4천300여만원을 챙겼다.

적십자사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지난 8월 내부 감사과정에서 겨우 적발했다. 이들은 감사에서 불법행위가 적발된 직후 파면됐고 경찰에 고발된 상태다.

현재 적십자사는 서울, 인천, 상주, 통영, 거창 등 5곳의 거점병원과 경인의료재활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이 중 서울, 상주, 거창 등 3곳의 거점병원에 장례식장을 두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거창적십자병원은 1960년에 개원했다. 장례식장은 2004년부터 문을 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