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정공법 vs 엘리엇의 여론전

삼성의 정공법 vs 엘리엇의 여론전

주현진 기자
주현진 기자
입력 2015-06-18 23:34
수정 2015-06-19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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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대결 앞두고 우군 확보전 가열

다음달 17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간 합병 결의 주주총회 표 대결을 앞두고 우호 지분을 끌어모으기 위한 삼성과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엘리엇 측은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필요성을 인지하고 지지한다”면서도 “합병안이 불공정하고 불법적이며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심각하게 불공정하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자체적으로 양 사 합병과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웹사이트(www.fairdealforsct.com)를 개설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엘리엇의 의견’이라는 제목의 27장짜리 자료도 공개했다. 이 자료엔 각종 논리와 수치를 제시하며 양 사 합병의 부당성을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엘리엇 측은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 제출할 목적으로 이 자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ISS는 7월 초 세계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한 견해를 표명할 예정이다.

업계는 엘리엇의 이 같은 행보가 자신들을 ‘먹튀’로 보는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고 외국인 주주들의 반대표를 규합하기 위한 공세로 보고 있다. 엘리엇을 포함한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은 33%에 달한다.

삼성물산 최치훈 사장과 김신 사장은 해외에 있는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합병 지원 여론을 끌어내기 위한 유세전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 있는 ISS 아시아사무소 등을 직접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5일에도 홍콩에서 주요 외국계 주주들을 찾아 합병 정당성을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엘리엇이 주주로서 제안한 현물배당 등 안건을 다음달 합병 결의를 위해 열리는 임시 주총 의안으로 확정했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4.1%) 등 계열사 주식을 주주들에게 현물로 배당할 수 있게 정관을 고치라는 내용이다. 삼성물산은 현물배당에 사용할 수 있는 주식 약 14조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이 이를 안건으로 채택한 것은 주총에서 표 대결을 통해 엘리엇의 공격을 무력화하겠다는 정공법을 선택한 것이란 평이다. 삼성은 이 밖에 헤지펀드의 속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외국계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CS)를 자문사로 선임해 전력을 강화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날 양 사 합병이 독과점 규정 위반에 걸리지 않는다며 기업결합신고를 승인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2015-06-19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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