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블로그] 禁女부처 기재부의 여풍 주도하는 ‘장 트리오’

[경제 블로그] 禁女부처 기재부의 여풍 주도하는 ‘장 트리오’

장은석 기자
입력 2015-10-12 22:42
수정 2015-10-13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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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에서는 ‘장 트리오’를 모르면 간첩입니다. 장문선(43·행시 39회) 행정예산과장, 장윤정(41·행시 43회) 규제개혁법무담당관, 장보영(40·행시 43회) 미래사회전략팀장이 주인공입니다. 세 명 모두 여자입니다. 장씨 성을 가진 여자 과장이 무슨 대수냐고 여길 수도 있지만 다 이유가 있습니다.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는 밥 먹듯 하는 야근과 주말 출근으로 남자도 버티기 힘든 곳으로 정평 나 있습니다. 그래서 금녀(禁女) 부처로 불립니다. 여성 비율이 50%가 넘는 공무원 조직이지만 유독 기재부는 전체 1004명 중 여성이 276명(27.5%)에 불과합니다. 간부급(4급 서기관 이상)에서는 여성 비율이 6.6%로 뚝 떨어집니다. 이 중에서도 보직을 맡고 있는 여성 과장과 팀장은 6명뿐인데 공교롭게 그 절반이 장씨입니다.

기재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장씨 여자가 기가 세다. 장희빈이나 장녹수만 봐도 알지 않느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하지만 장 트리오는 업무 능력과 품성을 모두 인정받는 선두 주자입니다.

맏언니 장문선 과장은 예산실 예산관리과장, 문화예산과장 등을 거친 예산통입니다. ‘예산실 첫 여성 과장’ 수식어도 갖고 있죠. 기재부 안에서도 기피 부서로 통할 만큼 업무량이 많은 예산실에서 과장까지 올랐으니 얼마나 일벌레인지는 짐작이 갑니다. 주량도 웬만한 남자보다 세다고 합니다.

장윤정 과장은 미래사회정책국 일자리제도개선팀장, 미래사회전략팀장 등을 맡아 핵심 국정 과제인 일자리 확충과 저출산·고령화 정책 등을 주도했습니다. 지난 연말 행시 선배들을 제치고 과장 자리에 올랐죠. 워낙 일 처리가 야무져 승진에서 ‘물먹은’ 선배들도 이렇다 할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장보영 팀장은 ‘주형환 1차관이 인정한 후배’라는 말로 설명이 끝납니다. 업무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주 차관이 인정했으니 부연 설명이 필요없다는 거지요.

기재부는 얼마 전 국장급 첫 여성 간부(김경희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기획단 부단장, 행시 37회)를 배출했습니다. 아직 고위공무원(3급 부이사관 이상) 대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김 부단장이 끌고 ‘장 트리오’가 밀면 기재부의 높은 유리천장도 머지않아 깨질 것으로 보입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5-10-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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