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역LTE-A가 뭐지?…이통사 말장난에 소비자 헷갈려

광대역LTE-A가 뭐지?…이통사 말장난에 소비자 헷갈려

입력 2013-09-04 00:00
수정 2013-09-04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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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 ‘광대역LTE-A’·’100% LTE’·’2배 빠른 LTE’ 앞세워 홍보전

“광대역LTE어드밴스트(A)는 광대역LTE와 뭐가 다르지?” “100% LTE만 음성통화 품질이 좋은 건가?” “2배 빠른 LTE는 정말 2배가 빠른가?”

이동통신사들의 신규 서비스 경쟁이 과열되면서 각사의 홍보전도 뜨거워지고 있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광대역LTE-A’(KT), ‘100% LTE’(LG유플러스)·’2배 빠른 LTE’(SK텔레콤)를 자사 서비스를 설명하는 핵심 홍보 문구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각 이동통신사가 이를 통해 떠들썩하게 홍보 전쟁을 펼치고 있지만, 홍보문구가 불분명하거나 사실을 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정작 소비자들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인다.

◇ KT, LTE-A 개시 난항에도 ‘광대역LTE-A’ 홍보

KT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달 중 서울에서 ‘광대역LTE-A’를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광대역LTE-A’는 광대역LTE와 주파수 집적(CA) 기술을 활용한 LTE-A를 합친 개념이다.

정부의 LTE 주파수 경매에서 할당받은 1.8㎓ 대역 자사 인접 주파수 블록과 기존 주파수 블록을 합쳐 광대역 LTE 서비스를 하면서 그간 900㎒ 주파수 혼선 문제로 미뤄왔던 LTE-A 서비스도 함께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회사가 CA를 도입하려면 LG유플러스의 양해를 거쳐 기존 900㎒ 주파수를 1㎒ 옆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데 있다. 이 문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검증하고 있지만, 설혹 검증을 통과하더라도 LG유플러스가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광대역LTE-A가 부적절한 용어라는 지적이 나오자 KT는 이 용어의 개념에 대해 ‘광대역 LTE=LTE-A’라는 또 다른 해석을 제시하기도 했다.

광대역 LTE가 LTE보다 2배 빠른 서비스인 만큼 LTE-A라고 부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광대역 LTE-A’는 ‘광대역화를 통한 LTE-A’ 정도의 의미가 된다.

KT 관계자는 “’광대역 LTE’가 LTE보다 한 단계 더 나간 서비스인 만큼 ‘LTE-A’라고 지칭할 수 있다”며 “기술적으로는 틀린 표현일지 모르지만, 마케팅 용어로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KT가 다른 회사들이 앞서 시작한 LTE-A보다 자사의 광대역 서비스가 한 단계 위라는 이미지를 씌우려고 광대역LTE-A라는 표현을 썼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쟁사 관계자는 “’광대역LTE-A’는 경쟁사들이 서비스 중인 ‘LTE-A’에 ‘광대역’이라는 표현을 더해 소비자들에게 ‘LTE-A보다 더 좋은 서비스’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KT가 의도적으로 서비스를 과장하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 LG유플러스, 경쟁사 깎아내리며 ‘100% LTE’ 광고

LG유플러스는 지난 7월 LTE-A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100% LTE’라는 표현을 지면과 방송 광고에 사용하고 있다.

’100% LTE’는 자사의 LTE가 음성 통화와 데이터 통신 모두 LTE를 사용하는 싱글LTE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나온 표현이다.

LG유플러스는 LTE-A 서비스 개시에 맞춰 ‘유플러스 3G 없는 100% LTE 단독 선언’, ‘100% LTE가 아니면 요금을 안 받겠다 선언’ 등의 문구를 담은 TV 광고를 내보냈다.

문제는 이 회사가 다른 광고를 통해 경쟁사의 LTE 서비스를 ‘3G 섞인 LTE’라고 깎아내리면서 불거졌다. ‘속 터진다’, ‘이를 어째’ 등 자극적인 문구를 동원해 경쟁사의 LTE 서비스가 음성통화 때에는 3G로 바뀐다는 광고를 내보냈다.

하지만, 경쟁사는 간단한 설정 변경으로 음성LTE(VoLTE) 서비스를 사용하면 다른 회사의 서비스에서도 음성 통화할 때 LTE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SK텔레콤는 LG유플러스를 겨냥해 ‘경쟁사는 LTE가 끊기면 음성통화도 끊긴다’고 비꼬며 음성LTE 설정 변경 방법을 가르쳐주는 광고로 맞불을 놓기도 했다.

경쟁사들은 ‘100% LTE’라는 문구가 하필 LTE-A 서비스를 개시한 시점에 등장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경쟁사 관계자는 “싱글LTE가 LTE-A와 직접 관련이 없는데도 LG유플러스가 LTE-A 도입 시점에 ‘100% LTE’라는 이슈를 가져왔다”며 “이는 망 구축이 상대적으로 덜된 상황에서 자사의 LTE-A 서비스가 경쟁사보다 우월하다는 착각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SK텔레콤 ‘2배 빠른 LTE’, 진짜 LTE보다 2배 빠를까?

SK텔레콤은 LTE-A를 도입하면서 사용한 ‘2배 빠른 LTE’라는 문구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LTE-A는 최고 속도와 업로드 기준으로 기존 LTE 서비스의 75Mbps(초당 메가비트)보다 두 배 빠른 150Mbps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의미한다.

’2배 빠른 LTE’라는 표현이 과장됐다는 비판이 불거진 것은 SK텔레콤이 이 문구를 이례적으로 광고에 전면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3사는 앞서 2011년 LTE를 도입할 때도 3G보다 4~5배 빠르다고 언론에 알렸지만, 이번만큼 직접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에 적극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미래부도 SK텔레콤 관계자를 불러 이 부분을 소비자에게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LTE-A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망이 구축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전국 84개 도시 중심가에서 LTE-A를 서비스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중심가’의 범위가 애매하다는 게 문제다. 정보기술(IT)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는 도심인데도 LTE-A가 터지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심심치않게 나온다.

LG유플러스 역시 서울, 경기북부와 인천, 대전, 광주 등 광역시, 강원·충청·전라·제주 등의 주요 도시에 LTE-A 망을 서비스 중이라고 밝혔지만, 망 구축이 촘촘하지 않다는 소비자 불만이 많다.

경쟁사 관계자는 “최고 속도만을 내세우며 ‘2배 빠른 LTE’라는 문구를 광고에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를 속이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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