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푸어] “향후 집값 상승 없어 손절매 필요…투기 안한 취약계층 먼저 도와야”

[하우스 푸어] “향후 집값 상승 없어 손절매 필요…투기 안한 취약계층 먼저 도와야”

입력 2010-08-04 00:00
수정 2010-08-0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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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한국사회는 빚을 권하는 사회”라고 말했다. 선 부소장은 “정부가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기보다 빚을 많이 내도 부담이 되지 않는 저금리 인센티브로 부동산 부양을 떠받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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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나 일본의 하우스 푸어와 다른 점은.

-미국, 일본은 부동산 거품이 어느 정도 빠진 상황에서 하우스 푸어가 발생했지만 우리나라는 거품을 빼지도 못한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일본은 상업용 부동산 버블이 심했는데도 하우스 푸어가 양산된 반면 우리나라는 주택용 부동산 버블이다. 우리는 가계를 희생양으로 삼은 구조라는 말이다.

→가계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은행은 이미 대출과 채권을 줄이는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그런데 총부채상환비율(DTI)을 확대해서 가계만 빚을 더 내도록 했다. 은행이 대출을 연장해 주면 집값은 안 오르고 가계는 돈을 못 모은다. 내수가 침체되고 4~5년 후 집을 살 신규 수요도 생기지 않다 보면 일본식 장기침체가 되는 것이다.

→부동산은 파급 효과가 커서 정책 결정이 어려운데.

-건설업체들이 부도난다고 하는데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업체 수는 크게 줄지 않았다. 건설 부양책으로 지난해 50조원가량을 투입했다. 속으로 골병든 건설업체들을 ‘좀비’처럼 살려둔 꼴이다. 미국이 금융위기 때 공황까지 가지 않은 것은 구조조정을 일부 했기 때문이다. 부실채권 구조조정을 미루고 경기부양 대책을 펴면 건설업체와 가계의 부실만 키우는 것이다. 2012년 하반기 만기상환 도래액이 25조원이다. 거품이 한꺼번에 빠지는 것과 서서히 빠지는 것 중 어느 것이 충격이 적겠나.

→대출이자에 짓눌리고도 집을 팔지 않는데.

-‘인지부조화’ 현상이 크다. 앞으로 집값이 오를 일이 없는데 내 집은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 냉정하게 계산을 안 한다. 주식은 손절매를 하면서 아파트는 안 한다. 은행이자 7%와 물가상승률 3%를 고려해서 앞으로 10% 이상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아파트 투자는 손해다. 물론 기회비용은 뺀 것이다.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기본적으로 투자자 책임의 원칙에 따라야 한다. 지금은 하우스 푸어가 더 늘지 않도록 ‘가계다이어트’를 유도해야 한다.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섣부르게 빚을 내 투기판에 뛰어든 것에 대한 학습효과가 필요하다. 오히려 하우스 푸어보다는 투기를 하지 않은 취약계층, 저소득층부터 적극 도와줘야 한다. 하우스 푸어는 나중에 ‘신용 구조조정’을 해두면 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2010-08-0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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