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 대통령 - 손 대표 회동 떠안은 과제 너무 많다

[사설] 이 대통령 - 손 대표 회동 떠안은 과제 너무 많다

입력 2011-06-22 00:00
수정 2011-06-22 00:5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7일 청와대에서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양측은 대학 등록금 인하, 저축은행 비리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일자리 창출,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계부채 해결 방안 등 6대 의제를 정했다. 조찬을 겸한 회동인 만큼 2시간 남짓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논의할 시간은 짧고, 풀어야 할 과제는 많다. 하나하나가 해법을 찾기도,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벅찬 국정 난제다. 허심탄회한 대화만이 접점에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회동은 2008년 9월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의 만남 이후 33개월 만에 성사됐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겨우 세 번째 이뤄지는 만남이다. 33개월과 세번,두 숫자의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 자성해야 할 대목이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는 언제든지 머리를 맞대고 국정과 민생을 논의하는 게 마땅하다. 그런 만큼 이번 회담에 정성을 더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청와대는 민생회담이라고 명명하고, 손 대표는 민생을 위해서는 어떤 양보도 하겠다고 했다. 모처럼의 만남이 정치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 내야 한다.

양측은 어제부터 실무 조율에 착수했다. 이번 회동에서 합의문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준비과정도 치밀해야 한다. 그러자면 6대 의제를 논의하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본다. 모두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청와대는 대학 등록금과 관련해서 ‘선(先) 대학 구조조정 후(後) 인하’ 원칙을 미리 천명했다. 손 대표는 거부감을 가질 필요 없이 나름의 해법을 제시하고 접점을 찾으면 된다. 반값은 아니더라도 최대한 내릴 수 있는 지혜를 짜야 한다. 나머지 사안들도 마찬가지다.

역대 청와대 회동을 보면 형식적인 만남에 그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번에 실질적인 결실을 얻어낸다면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을 차단하고 국정 장악력을 높일 수 있다. 손 대표도 내년 대선 고지를 앞두고 정치적 위상을 높일 수 있다. 그러지 못하면 그 반대로 갈 것이다. 모쪼록 생산적인 합의문을 이끌어 내기를 당부한다. 유익한 만남은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 다음 회동은 33개월이 아니라 33일 혹은 33시간 만에 재개되길 기대한다.
2011-06-22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