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대교체는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다

[사설] 시대교체는 대통령 혼자 할 수 없다

입력 2013-02-25 00:00
수정 2013-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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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출범과 함께 시대교체의 대장정도 시작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민 대통합과 국민 행복 증진을 통해 완전히 다른 시대로 바꿔놓겠다고 다짐했다. 국민 대통합과 국민 행복은 지역·이념·빈부·학력·성별 등에 따른 차별이 없고 우리 사회에 상호 존중과 신뢰, 그리고 배려가 넘칠 때 가능할 것이다. 국민 의식의 총체적 개조나 다름없는 시대교체는 지난한 과제다. 그렇다고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면 언제까지 미룰 수는 없는 일이다. 이 거대한 시대적 소명을 이루려면 대통령 혼자의 힘으로는 어림도 없다. 각계의 지도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지도층의 도덕적 책무) 실천에 앞장서야 근접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의 지도층은 어떤가. 공직 후보자마다 청문회 무대에 오르면 병역기피, 탈세, 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논문 표절, 전관예우 등이 고정 메뉴로 튀어 나온다. 능력·경력은 갖췄을지 몰라도 지도자로서 너무 많은 허물 탓에 보통 국민들은 실망과 함께 헛살았다는 자괴감에 빠져들 정도다. 헌법상 기본 의무조차 우습게 여기는 공직자가 수두룩하니 국민은 행복하려야 행복할 수가 없는 것이다. 손가락질을 받는 게 어디 청문회 대상자들뿐이겠는가. 청문회에서 후보자에게 송곳처럼 질타하고 비리를 폭로하는 국회의원들도 캐 보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각계에 존경받을 만한 인재가 드문 것도 국가적 불행이다. 걸핏하면 불법을 저질러 교도소를 드나드는 재벌이 어디 한둘인가. 머리 좋고 많이 배운 변호사·의사 등 전문직 고소득자들은 대개 탈세의 귀재다. 유명 환경단체 대표마저 대기업에서 검은돈을 받는가 하면, 물리적 집단 동원으로 국책사업을 방해하는 시민단체도 적지 않다. 일부 교수들은 학문은 뒷전이고 틈만 나면 정치권을 기웃거린다. 본업보다 정치권력에 한눈을 파는 언론·문화·예술인도 넘쳐난다. 대기업의 노동귀족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눈곱만큼의 배려도 없다.

이제 압축성장과 민주화 투쟁시절의 잘못된 관행은 통하지 않는 시대다. 헌법상 국민의 의무조차 소홀히 한 공직자와 정치인도 설 자리가 없어진다. 각계의 지도층이 권리(노블레스)만 누리고 의무(오블리주)를 저버리면 이게 바로 국민 대통합과 국민 행복을 가로막는다. 시대교체는 대통령이 솔선하고 지도층이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국민 사이에 성숙한 시민의식이 뿌리내려야 이루어진다.

2013-02-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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