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핵 카드’ 꺼낸 푸틴, 전 세계 상대로 싸울 텐가

[사설] ‘핵 카드’ 꺼낸 푸틴, 전 세계 상대로 싸울 텐가

입력 2022-02-28 20:32
수정 2022-03-01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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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국가 벗어난 ‘미치광이 전략’
국제사회 만행 대가 치르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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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의 바츨라프 광장에서 열리는 러시아 규탄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 나치독일 총통에 빗댄 사진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영웅으로 표시한 사진이 담긴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프라하 AFP 연합뉴스
체코 프라하의 바츨라프 광장에서 열리는 러시아 규탄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 나치독일 총통에 빗댄 사진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영웅으로 표시한 사진이 담긴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프라하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강력한 경제제재가 잇따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급기야 핵 위협 카드를 꺼내 들었다. 푸틴 대통령은 침공 5일째인 그제 TV 연설에서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가 언급한 핵 억지력 부대는 러시아 전략로켓군을 지칭하는 것으로 핵무기를 관장하는 부대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의 강력한 경제제재와 우크라이나의 예상 밖 방어에 따른 작전 차질 등으로 러시아는 고립무원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러시아 은행에 대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 퇴출 등 서방의 ‘핵폭탄급’ 제재가 지속되면 러시아 경제는 파국이 불가피하다. 유럽 각국도 우크라이나군에 대전차 무기와 지대공미사일 등 다양한 무기 지원을 약속하는 상황이다. 서방의 강력하고 단합된 저항을 무력화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의도적으로 핵전쟁 공포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을 실행에 옮긴 푸틴이고 보면 극한의 핵 위기로 몰고 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외교·정치·경제적 고립 상황이 지속되면 난국 타개를 이유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쥔 그가 핵무기 사용을 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서방 언론에 따르면 러시아가 중앙 집중 저장고에 있던 핵탄두를 꺼내 미국과 유럽을 직접 겨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 세계를 상대로 일종의 ‘미치광이 전략’을 펼치겠다는 협박이다. 인류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공멸을 부를 수 있는 핵전쟁 위기에 직면한 상황인 것이다.

북핵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에게 푸틴의 위협은 남의 일이 아니다. 세계 3위 핵무기 보유국이었던 우크라이나가 경제 지원 대가로 핵무기를 포기한 뒤 침략까지 당한 작금의 현실이 북한에 핵 개발·보유를 정당화시킬 가능성도 높다. 국제사회가 단결해 러시아의 침략과 푸틴의 만행을 규탄하고 그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하는 이유다.

러시아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푸틴의 만행을 고발하는 반전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자국 안보를 명분으로 한 푸틴의 무모한 핵위협과 인명이 희생되는 군사행위 모두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 러시아가 정상국가에서 멀어져 전 세계를 상대로 핵 공갈과 협박을 일삼는 극악한 테러집단으로 낙인 찍힌다면 그것은 오롯이 푸틴 대통령의 책임이다.

2022-03-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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