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마지막 번역 수업/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마지막 번역 수업/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4-10-01 00:00
수정 2014-10-01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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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말에 시작한 주 1회의 번역공부가 마지막 수업을 앞두고 있다. 어느 분야나 좋은 선생님을 만나야 제 길을 갈 수 있다. 호러·서스펜스 장르소설의 영어 번역가로 속도가 빨라 출판업계에서 ‘번역기계’라는 별명을 붙인 조영학씨는 안성맞춤 선생님이었다. 그가 제시한 ‘번역의 ABC’는 한국어의 어법과 어순, 표현에 맞게 번역해야 한다는 철학이다. 수동태 표현이나 지시대명사가 남발되면 안 된다. 또 ‘형용사+명사형’으로 번역하기보다 ‘부사+동사형’으로 번역해야 한국어법이라는 거다. 흔히 저자의 의도를 반영해 직역했다거나 번역자가 독자를 위해 의역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는 오로지 좋은 번역과 나쁜 번역이 있다고 했다. 납득이 간다.

또 “영어책을 번역하면 한글책으로 분량이 30%가 늘어난다”는 출판계의 주장은 진실이 아니었다. 한글이 영어보다 비효율적인 언어인가 의심했는데, 번역자의 한국어 능력이 떨어지는 탓이다. 좋은 번역은 오히려 5% 정도 분량이 줄어든다. 영어번역 수업의 또 다른 묘미는 엉터리 번역 책마저 읽고 이해할 수 있다는 거다. 나이를 먹어 배우는 재미는 더 쏠쏠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4-10-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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