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자’ vs ‘누설자’…스노든 언론 표현 논란

’고발자’ vs ‘누설자’…스노든 언론 표현 논란

입력 2013-06-13 00:00
수정 2013-06-13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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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자인가 누설자인가.

국가정보국(NSA)의 개인정보 수집 의혹을 세상에 알린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을 어떻게 부를지를 놓고 미국 언론계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전 세계 언론의 ‘향도’라 할 수 있는 미국의 대표 통신사 AP가 스노든에게 ‘누설자’(leaker)란 딱지를 붙이면서 논쟁에 기름을 끼얹는 형국이다.

누설은 조직 내부의 중요한 기밀을 외부로 빼돌리는 것으로, 내부 비리 고발자를 뜻하는 휘슬 블로어(whistle-blower)와 달리 범죄 등 부정적 어감을 갖고 있다.

AP는 이번 사건이 터질 때부터 ‘누설’이란 표현을 사용해왔다.

AP는 지난 10일 에디터 회의에서 스노든에게 ‘누설자’란 딱지를 붙이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핑턴포스트가 입수한 AP의 내부 메모를 보면 언어 표현 담당 에디터는 “스노든과 매닝 (일병)이 유출한 행위가 비위에 해당하는지 논란이 뜨거운 만큼 현 시점에서 우리는 그들을 고발자로 불러선 안된다”며 “누설자란 표현이 좀 더 나은데, 아니면 이런 라벨 대신 ‘누설’ ‘유출’ ‘폭로’라는 동사로 쓰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누설자’란 표현은 로이터 통신과 보도채널인 CNN도 사용하고 있다.

반면 스노든의 폭로 내용을 최초 보도한 영국 일간 가디언은 ‘고발자’란 표현을 고집하고 미국인이 가장 많이 보는 보도채널인 FOX뉴스 등 상당수 미국 언론은 ‘고발자’로 쓰거나 ‘누설자’와 혼용하고 있다.

내부자의 기밀 폭로를 둘러싼 표기 논란은 2010년 브래들리 매닝 육군 일병이 방대한 미국의 외교 군사 문서를 폭로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에 유출한 사건 때도 불거진 바 있다.

매닝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인명을 경시하는 미군의 비위를 고발하려 했다”며 자신의 행동이 ‘고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고발’이란 긍정적 표현을 쓰면 매닝의 행동이 정당화될 수 있다며 위키리크스에 ‘고발자’라는 라벨을 붙이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언론기관에 요구해 문제가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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