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흑인 여성 장관에 인종차별 협박 격화

伊, 흑인 여성 장관에 인종차별 협박 격화

입력 2013-09-06 00:00
수정 2013-09-0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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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유혈 낭자한 마네킹 사진 올려

이탈리아 최초로 흑인 여성 장관이 된 세실 키엥게(48) 국민통합부 장관의 사임을 요구하는 인종차별적 모욕과 협박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키엥게 장관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모욕과 도발, 상상할 수 없는 위협이 나의 일상생활에 위험할 정도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이는 ‘우리 이탈리아’에 맞지 않는 일”이라 밝혔다고 이탈리아 언론들이 보도했다.

키엥게 장관의 이런 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끔찍한 사진이 올라온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페이스북에는 ‘키엥게 장관의 오스티아 방문에 반대하는 신흥 세력의 공격’이라고 쓴 글과 함께 3개의 피로 물든 마네킹이 길바닥에 나뒹굴고 그 옆에는 “이민은 종족 대학살. 키엥게 사임”이라는 전단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사진이 게시됐다.

이 마네킹들은 로마에서 가까운 해안 마을인 오스티아의 청사 입구 옆 문간에 놓여 있었다.

이에 대해 이그나지오 마리노 로마 시장은 트위터에 “오스티아 신흥 세력에 의한 이런 행동은 문명국가에는 맞지 않는 일이다. 부끄럽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민을 반대하는 정당은 페이스북에 그런 행동을 한 사람들은 가톨릭 신자이며 인종 차별과는 거리가 멀다고 해명했다.

이민을 반대하는 북부리그와 같은 정당은 지난 4월 키엥게 장관이 취임한 이후 이런 공세를 계속 취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키엥게 장관의 방문을 앞둔 페스카라시 주변에 사형을 집행할 때 사용되는 올가미가 여기저기 걸려 있었고 그 옆에는 “이민, (이탈리아) 국민을 겨냥한 올가미”라는 슬로건이 함께 붙어 있었다.

키엥게 장관을 오랑우탄으로 비유했던 북부연맹의 당수 로베르토 칼데롤리 상원 부의장과 최근 페이스북에 “키엥게를 죽여라”라는 글을 올린 베네토 지역 정치인은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 지역 디아노 마리나시(市) 부시장인 크리스티아노 차 가리발디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키엥게 장관이 흑인 매춘부들이 많은 지역에 자주 나타난다는 식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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