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언문은 낮은 톤 언급했지만, 미국이 유럽·일본에 ‘절제’ 압박
주요 20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장들은 10일(현지시간) 이스탄불 회동 후 발표한 공동 선언에서 환율 문제를 ‘낮은 톤’으로 언급했지만, 특히 미국 주도의 막후 기 싸움은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선언은 “환율에 관해 (수출 촉진 도구로 쓰지 않는다는) 이전 약속을 지키며, 보호주의도 배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미국 관리는 블룸버그에 잭 루 미국 재무장관이 유럽과 일본에 수요 촉진을 통화 정책에 과다하게 의존하지 말도록 경고했다고 전했다.
루는 지난 9일 G20 회동에 앞선 CNBC 회견에서 “달러 가치가 미국의 주요 교역국 통화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와 관련해) 미국에 대한 도전은 이들의 성장이 더 높아지도록 끌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스탄불 회동에서 강한 달러가 (이런 측면에서) 이슈로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조 올리버 캐나다 재무장관은 10일 회견에서 “때론 완화 기조가 환율 조작으로 비치기도 하지만, (지금은) 그런 유형이 아니지 않으냐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 움직임이) 내수 상황에 대한 반응일 뿐인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피에르 카를로 파도안 이탈리아 재무장관도 지난 9일 G20 회동에 앞선 회견에서 “(최근의) 환율 요동은 경제 펀더멘털이 더 반영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 정책 이사인 크리스티앙 노이어 프랑스 중앙은행장은 10일 “(최근의) 환율 동요가 정상 범위”라면서 이번 G20 회동에서 환율 전쟁 조짐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도 10일 공동 선언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아베노믹스가 국제적으로 잘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공동 선언이 “일본 경제의 더딘 회복”을 적시했음을 상기시켰다.
일본은행에서 일하다 JP 모건 체이스로 옮긴 아다치 마사미치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G20이 지금 상황에서 일본을 비판하기는 어렵다”면서 “엔화 약세이기는 하지만, 일본은행이 디플레 타개에 전력투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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