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항마 젭 부시도 “정치적 이득위해 TPP 방해해선 안돼” 비판
대권 도전 선언후 경제문제를 놓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선 민주당 유력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대해 백악관이 23일(현지시간) 견제구를 던졌다.젠 사키 백악관 공보국장은 이날 MSNBC 방송의 ‘모닝 조’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 경제 및 창업상황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클린턴 전 장관의 인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그는 국가 경제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유럽과 아시아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마무리하는 등 “더 해야 할 일이 있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성장수준이 낮아질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의 지적처럼 현재 미국 경제가 교착상태에 빠진게 아니라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 중인 TPP가 원활히 마무리되지 않을 때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상반된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백악관의 이러한 입장은 지난 12일 대권 출마를 선언한 뒤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한 다소간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는 한편 노조 등 지지기반을 의식해 TPP에 대해서도 어정쩡한 태도로 입장을 바꾼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불편한 기류를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클린턴 전 장관은 2번째 유세지인 뉴햄프셔 주 킨의 가구공장을 찾은 자리에서 “미국에서 작은 기업들이 다시 창업하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또 다음날에는 콘코드에 위치한 뉴햄프셔 기술대학에서 “어떠한 무역협정도 일자리를 만들고 임금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TPP에 대해 확연한 태도 변화를 보였다.
국무장관 시절 그는 “TPP 협상이 성공하면 자유롭고 투명하고 공정한 무역을 위한 ‘골드 스탠더드’가 구축될 것이고 세계 전체무역의 40%를 차지하고 노동자와 환경을 위한 강한 보호장치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하는 등 TPP 예찬론자였다.
의회 전문매체인 더 힐(The Hill)은 이러한 백악관의 견제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이 한때 대선 경쟁자였다가 보스였던 오바마 대통령과 얼마나 긴밀히 조율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화당 잠룡 가운데 가장 거물로 꼽히는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도 이날 TPP에 대한 애매한 입장을 취한 클린턴 전 장관 때리기에 가세했다.
조만간 대권도전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되는 그는 “클린턴 전 장관과 달리 나는 (TPP에)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며 “심지어는 최근의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도 인정하는 것처럼 지금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웹 서비스 ‘미디엄’에 올린 글에서 주장했다.
또 “클린턴 전 장관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TPP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클린턴 전 장관은 과거 대선에 출마했을 때도 무역협정의 지지를 놓고 망설였는데 그는 우리가 기억력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민주당 잠룡으로 꼽히는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도 전날 자신의 슈퍼팩(PAC·정치활동위원회)이 공개한 영상에서 “우리는 나쁜 협정으로 빠져들어 가서는 안 된다”며 TPP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 우물쭈물하는 클린턴 전 장관과 각을 세웠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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