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 허술한 佛경찰 “코앞의 아바우드 사촌도 몰랐다”

<파리 테러> 허술한 佛경찰 “코앞의 아바우드 사촌도 몰랐다”

입력 2015-11-24 16:31
수정 2015-11-24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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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아이트불라센, 마약혐의로 수사하고도 테러 후에야 친척관계 파악

지난 13일 파리 동시다발 테러 이후 프랑스 경찰의 허술한 테러 대응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고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번 테러의 총책 압델하미드 아바우드(28)를 이전부터 ‘요주의 인물’로 수배해놓고도 행적을 놓친데다 아바우드가 공범인 아스나 아이트불라센(26)과 친척 관계라는 사실을 테러 이후에야 파악하는 등 대(對) 테러망에 잇따라 구멍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프랑스 사법 당국이 파리 테러 공범으로 아이트불라센의 존재를 확인한 것은 테러 발생 후 3일째인 16일이 되어서였다.

아이트불라센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경찰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가 악명높은 IS 조직원인 아바우드와 이종사촌 사이인데다 이미 마약 관련 혐의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심지어 테러 이전에 아이트불라센의 휴대전화도 수차례에 걸쳐 감청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가 위험인물로 경찰에 수배된 아바우드의 사촌이고 잠재적인 테러 용의자라는 점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WSJ은 이번 테러 수사를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 프랑스 당국이 이런 사실을 깨닫고 망연자실했다고 전했다. 이런 실책은 특히 지난 1월 잡지사 샤를리 에브도와 유대인 식료품점 테러 이후 관련 대응 체계 강화에 나선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뼈아팠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WSJ에 “우리 앞에 놓인 건 의심할 바 없이 완전한 실패였다”고 토로했다.

프랑스 경찰이 18일 테러 용의자 은신처인 파리 생드니의 아파트를 급습해 아바우드와 아이트불라센을 사살한 것도 모로코 정보기관에서 제공한 첩보 덕분이었다.

테러 발생 직후 모로코 정보 당국은 모로코계인 아바우드가 프랑스에 잠입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16일 이를 프랑스에 통보했다.

이때까지 아바우드가 프랑스로 들어온 사실도 몰랐던 프랑스 경찰은 모로코 측의 첩보를 토대로 생드니의 은신처를 추적해 급습작전을 진행할 수 있었다.

WSJ은 또한 터키 정부 관계자와 관련 소식통들을 인용, 터키 정보기관이 이번 테러범 중 하나인 오마르 이스마일 모스테파이(29)와 사미 아미무르(28)가 지난해 12월 제3의 인물과 함께 시리아로 건너간 것을 파악하고 이를 프랑스 정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보기관은 2010년부터 모스테파이를 테러 위협과 관련한 요주의 인물 명단에 올려놓았으나 그가 지난해 4월 프랑스로 돌아온 이후의 행적은 파악하지 못했다.

프랑스 당국은 그뿐 아니라 모스테파이와 아미무르 간의 관계도 철저하기 파헤치지 못했다고 이 소식통은 꼬집었다.

모스테파이와 아미무르는 이번 테러에서 신원이 파악되지 않은 또 다른 테러 용의자 한 명과 함께 바타클랑 극장을 습격했다. 바타클랑 극장은 이번 테러의 사망자 130명 가운데 89명이 숨져 피해가 가장 컸던 곳이다.

이처럼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낸 프랑스 사법 당국은 테러 이후 국가 비상사태 아래에서 허용된 권한과 관련해 ‘과잉 대응’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지적했다.

이 신문은 테러 이후 프랑스 경찰이 1천72건의 수색을 진행하고 139건의 심문을 진행해 117명이 감금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또한 이 과정에서 건물 문을 부숴가며 영장 없는 수색을 진행하고 거주자들을 공격적인 질문으로 몰아세우거나 가택연금을 하는 등 인권 침해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고 NYT는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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