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당하는 마약 탐지견

‘실직’당하는 마약 탐지견

김규환 기자
입력 2021-05-30 21:00
수정 2021-05-31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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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마 합법화 16개주… 임무 잃어

미국의 16개 주가 대마(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서 임무를 잃은 마약 탐지견들이 ‘실직’하게 돼 조기 은퇴하거나 입양 길에 올라야 할 처지에 놓였다.

●마약 탐지견 한 마리 교육비 1700만원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성인 1인당 1온스(28.3g)의 대마 소지가 합법화되는 버지니아주에서는 경찰의 마약 탐지견 다수가 조기 은퇴할 예정이다. 주 경찰청에서만 마약 탐지견 13마리가 은퇴하며 각급 경찰서와 보안관실도 1~2마리씩 조기 은퇴를 준비하고 있다.

많은 경찰서가 대마를 제외한 코카인·헤로인·필로폰 등 다른 불법 마약류의 탐지 훈련이 된 경찰견을 따로 훈련하거나 구매할 계획이지만, 마약 탐지견 한 마리를 교육시키는 데 대략 1만 5000 달러(약 1700만원)의 비용이 드는 만큼 예산 부담으로 경찰견 부서를 아예 해체하는 곳도 있다. 앞서 2016년 대마를 합법화한 매사추세츠주 경찰도 마약 탐지견을 대거 은퇴시키거나 일반 순찰 보조 임무로 전환했다.

●경찰견 부서 해체 등 조기 은퇴·입양

경찰견은 보통 여러 종류의 마약을 찾도록 훈련받는다. 그러나 어떤 마약의 냄새를 맡았는지를 구분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개가 대마 냄새를 맡았다고 해도 그 양이 합법적 한도를 넘어서는지도 미리 알 수 없다. 경찰이 대마의 냄새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시민을 검문·검색할 수 없는 새 법률이 지난 3월 발효함에 따라 경찰로서는 마약 탐지견을 제대로 활용하기가 쉽지 않게 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경찰견에 정이 든 직원은 은퇴한 개를 입양하기도 한다. 매사추세츠주 컴버랜드카운티의 대럴 하지스 보안관은 ‘맘보’라는 탐지견을 담당 경찰이 입양했다며 “매일같이 함께 순찰하면 그 개는 우리의 일부가 된다. 그래서 개를 내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21-05-3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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