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광장에 시위대 1만여명 운집…정부 고위층 주말 광저우 방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 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와 정부 간 대화가 무산되자 시위대는 10일 저녁 대규모 시위 계획을 밝히면서 정부청사 재봉쇄를 예고했다.학생시위대 지도부는 이날 저녁 정부청사가 있는 애드미럴티(金鐘) 지역의 ‘우산광장’에서 시민 1만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정부의 대화 취소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위대가 경찰의 최루액을 우산으로 막아내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이번 시위의 주 무대인 애드미럴티 하르코트 로드는 시위대 사이에서 우산광장으로 불린다.
대학학생회 연합체인 홍콩전상학생연회(香港專上學生聯會)의 알렉스 차우 융-캉(周永康) 비서장은 “정부가 적절한 시간 내에 협상장으로 다시 나오는 진정성을 보인다면 봉쇄 지역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면서 “정부가 대화를 계속 거부한다면 정부청사를 다시 봉쇄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환경 정책 자문위원 5명은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행정수반)과 경찰의 대응에 항의하며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다른 자문위원 3명은 지난달 28일 경찰의 최루탄 발사 직후 사임했다.
이런 가운데 렁 장관의 자금 수수 미신고 의혹도 이번 홍콩 시위사태의 확산 여부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호주 기업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받고도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에 휩싸인 렁 행정장관은 홍콩과 호주 수사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차우 비서장은 이날 집회에서 중국 중앙정부에 반(反)부패 개혁 드라이브를 렁 장관의 자금 수수 미신고 의혹에도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시위대가 시민불복종 운동을 다시 강화하는 가운데 홍콩 정부는 렁 장관과 캐리 람(林鄭月娥) 정무사장(총리격) 등 고위관리들이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 열리는 주장(珠江) 삼각주 개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12일부터 사흘간 홍콩을 비운다고 밝혔다.
시위대의 도심 점거가 13일째 이어지면서 홍콩 도심 곳곳에서 차량 정체 현상이 빚어지고 있으며, 일부 은행 지점들은 아직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시위대는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11일부터 일부 지역의 트램 통과를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홍콩 주재 중국연락판공실은 지난 8일과 9일 해커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며 경찰에 이를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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