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국채 투매 이어 中 증시 폭락도 정확히 예측
월가 ‘채권 왕’ 빌 그로스가 지난번 채권 투매에 이어 중국 증시 붕괴도 정확히 예측했지만 정작 투자에서는 실행하지 않아 횡재를 놓쳤다고 블룸버그가 9일 보도했다.자신이 공동 창업한 세계 유수 채권펀드 핌코에서 지난해 소규모 투자회사 야누스 캐피털로 옮긴 그로스는 지난달 중국 선전 증시가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IT주 위주인 선전 지수는 그 이후 38% 폭락했다.
그로스는 그러나 중국 증시 붕괴를 예상하고도 정작 투자에서는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하락에 베팅했다. 또 중국 증시 동요 영향이 큰 신흥국 통화 가치 하락을 겨냥해 투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대해 그로스는 블룸버그 회견에서 “내 스타일의 뜨개질에 집중했다”면서 “중국은 진정 거기 포함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그로스는 앞서 독일 국채에도 같은 ‘실수’를 범했다.
그는 지난 4월 “독일 국채를 매각할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전망했는데, 그 예측은 얼마 후 국채 투매로 적중했다.
실제 독일 국채 10년 물 수익률은 그로스의 발언이 나온 지난 4월 21일(이하 현지시간) 0.1%이던 것이, 지난 5월 말 0.64%까지 치솟았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그만큼 시세가 주저앉았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로스가 운용하는 야누스 펀드는 그 기간에 딴 곳에 투자해 오히려 2.5%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블룸버그가 집계했다.
그로스는 당시 블룸버그에 “내 전망이 시의적절했다”면서, 그러나 “(예측에 맞아) 제대로 (투자를) 실행하는 것은 별개 사안”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당시 “그로스가 금융시장 추세인 저수익 여건을 고려해, 채권 수익률 차이를 집중하여 공략하는 ‘정공법’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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