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출신 중국 황후 고조영을 아시나요

고구려 출신 중국 황후 고조영을 아시나요

입력 2010-03-10 00:00
수정 2010-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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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열 ‘대륙에 서다’ 출간

우리 선조들 중에도 중국 황후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있었다. 고조영과 고영이 대표적인 이들. 고구려에서 북위(北魏·386∼534)로 이주한 고조영은 6대 황제 효문제(재위 471∼499)의 후궁이 됐다. 고조영은 아들이 태자에 책봉된 뒤 외척들의 발호를 막기 위해 태자의 친어머니를 살해하는 ‘자귀모사’(子貴母死)란 고대 중국의 관습에 따라 죽음을 당했고, 훗날 황제에 오른 아들 선무제에 의해 황후로 추존됐다. 또 다른 고구려의 여인이자 고조영의 조카였던 고영은 선무제의 황후였다. 당시 고씨 가문은 북위 황실과 복잡한 겹사돈 관계를 맺어 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었던 것. 태자로 책봉된 효명제는 고영의 친아들이 아니었다. 고영은 ‘자귀모사’ 관례를 내세워 태자의 친어머니를 죽이고 권력을 장악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한발 앞서 효명제의 친어머니가 황제의 친위대와 연합해 거사를 일으켰고, 고영은 황후에서 비구니로 전락한 뒤 살해됐다.

이처럼 중국 대륙을 무대로 활약했던 선조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굴한 책이 출간됐다. ‘대륙에 서다’(최진열 지음, 미지북스 펴냄)이다. 서울대 등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그동안 중국 역사서 속에 잠들어 있다가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촉발된 ‘한·중 역사전쟁’으로 이들의 존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외국인에 대한 기록과 평가가 인색한 중국인들의 역사 서술 방식에 비춰볼 때 이들은 시공을 초월할 만큼 뛰어난 인물들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책의 미덕은 대중적인 역사서는 물론, 어지간한 논문 등에서도 좀처럼 언급되지 않았던 인물들이 다수 등장한다는 것. 5호16국 시대에 고구려인이면서 북연(北燕)을 세운 혜의제(惠懿帝) 고운(재위 407~409), 공녀(貢女)로 끌려 갔다가 원나라 중앙 정계를 쥐락펴락했던 기황후, 백제 유민으로 당나라 군인으로 복무하며 토번·돌궐 등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당대의 명장 흑치상지 등이 그들이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10-03-1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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