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포기 난망’ 발언 왜 나왔나

‘北 핵포기 난망’ 발언 왜 나왔나

입력 2010-11-29 00:00
수정 2010-11-2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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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발표한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대통령 담화문’에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된 발언에 외교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담화문을 통해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과거 어느 때보다 표현 수위가 높다고 보고 그 의도와 대북정책에 미칠 파장을 분석하느라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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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북한이 최근 농축우라늄을 만들 수 있는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파문 등을 볼때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하기는 어렵다고 결론내리고 앞으로 대화보다 제재와 압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아니겠느냐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2003년 8월 1차 회담을 시작으로 6년여간 진행된 6자회담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북한의 자의성’을 제어하지 못한 측면이 강하다.

 회담 자체가 6자 참여국 모두의 동의를 얻어야 열리는 속성으로 인해 북한은 자신들이 불리한 국면에서는 회담 소집에 응하지 않고 시간을 벌었고,그 사이에 핵개발 야욕을 지속해왔다.

 이에 따라 현 정부 출범이후 6자회담을 비판적으로 분석한 정부 핵심참모들은 북한을 확실하게 ‘비핵화 프로세스’에 얽어맬 수 있는 새로운 틀을 모색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6자회담의 유용성을 한꺼번에 변화시킬 수 없는 현실적 한계를 인식했고,이후 정부는 6자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그리고 빠른 시일내에 현실화하는 방안으로 방향을 틀었다.그 결과가 바로 ‘그랜드 바겐’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익명을 요구한 정부 소식통은 “6자회담에 대한 교훈적 분석 속에서 향후 바람직한 협상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가지려고 하는 상황에서 6자회담 등 협상을 통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언급은 또 최근 중국이 ‘6자 긴급협의’를 제안한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으로 민간인까지 살상하는 도발을 감행했고 우리 정부가 철저한 대응을 강조하는 등 ‘연평도 도발’ 파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6자 재개를 도모하려는 관련국들의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뜻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북핵 문제에 대해선 전략적으로 대화와 압박을 병행해야 하는데 이같은 강경발언이 ‘6자회담 무용론’과 연계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 소식통은 “6자회담의 무용론과 직접 연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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