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대선후보 같은 여야대표 행보… ‘영역 쟁탈전’

연일 대선후보 같은 여야대표 행보… ‘영역 쟁탈전’

입력 2015-03-25 16:31
수정 2015-03-2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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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은 젊은 층, 문재인은 노년·보수층 공략 일정 총·대선 겨냥한 중도화 경쟁…차기 라이벌 대결구도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경쟁이나 하듯 연일 전국을 누비는 현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마치 대선 캠페인때 후보들의 빡빡한 일정을 연상시킬 정도로 민심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5일 오후 성동구 한양대 백남음악관에서 강연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위).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4일 서울 성북구 길음 8단지 내 생활지원센터 어르신 공동작업장을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아래).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5일 오후 성동구 한양대 백남음악관에서 강연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위).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4일 서울 성북구 길음 8단지 내 생활지원센터 어르신 공동작업장을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아래).
연합뉴스
당장은 한달여앞으로 다가온 4·29 재·보궐선거에서 여론몰이를 위한 움직임이지만, 길게는 내년 총선, 그다음해 대선까지를 염두에 둔 당의 전략이 두 대표의 동선에 녹아 들어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무성 문재인 대표의 동선이 겹칠때도 있다. 두 대표는 25일 시간차로 이번 재보선의 격전지가 될 인천을 방문, 승리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인천 상륙작전’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최근 두 대표의 스케줄은 여느 재보선 때와는 다른 특징이 엿보인다. 보통 재보선처럼 투표율이 낮은 소규모 선거에서는 전통적 지지층인 ‘집토끼’를 지키는 데 주력하지만 요즘 두 대표는 취약층인 ‘산토끼’를 공략하는데 포커스를 맞췄다.

상대 지지층이 강한 ‘적진’을 파고드는 일종의 ‘영역 쟁탈전’으로, 새누리당은 기존 노선에 비해 ‘좌클릭’, 새정치연합은 ‘우클릭’하면서 중도화를 위한 경쟁 흐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인천 서·강화을에서 당원교육에 참석한 이후 모교인 한양대로 향했다. 앞서 서울 관악 고시촌(23일), 부산 해양대(24일)까지 새누리당이 가장 약세를 보이는 대학생들을 찾아 사흘째 ‘강연 정치’를 벌인 것이다.

물론 이번 선거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자는 주장을 내놓거나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보수 결집을 겨냥한 발언도 빼놓지는 않지만 과거와 비교해 볼 때 비중을 달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후 김 대표는 대전을 방문하고 아예 1박2일 일정으로 재보선이 열리는 여당의 ‘불모지’ 광주로 직행해 또다시 당원과 접촉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27일에는 다시 경기 성남으로 상경해 유세전을 펼칠 예정이다.

문 대표도 전통적으로 야당에 비우호적이었던 장년·노년층을 상대로 한 스킨십을 늘려가는 등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문 대표는 24일 성북구의 경로당을 방문했다. 대표 취임이후 아흐레에 한번꼴로 노년층을 만나는 빈번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또 안보 이슈로 보수층 공략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천안함 사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현수막을 걸게 하는 한편, 25일에는 해병부대를 방문하는 등 여당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안보 이슈에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특히 인천에서는 천안함 사태에 대해 ‘폭침’으로 규정함으로써 그동안 보수 진영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던 다소 어정쩡한 태도에 확실한 선을 그었다.

26일에는 천안함 5주기 공식 추모식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또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하며 대한상공회의소 등을 예방해 경제·민생 문제에 대안을 내놓으려는 모습을 부각하는 등 중도층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이처럼 김무성, 문재인 대표가 그야말로 전국을 훑는 광폭 행보를 보이는 것은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둔 당의 전략에 그치지 않고 두 대표의 정치적 입지와도 연결짓는 시각도 있다.

단순히 ‘관리형 대표’라면 대과 없이 직분을 수행하는 데 그치겠지만 문 대표는 이미 대선에 출마했고, 김 대표 역시 여권 내 유력 주자로 부상한 상황에서 이참에 확실히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행보라는 의미다.

또 이렇게 양당 대표가 동선을 크게 그리면서 바깥 행보를 벌이는 데는 최근 정치 이슈들이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입법 사안이라는 점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각종 민생경제법 처리, 무상복지 정책 공방 등 굵직한 이슈들은 모두 양당 원내대표 소관으로서 당 대표들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론분석기관인 ‘오피니언 라이브’의 윤희웅 여론분석센터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의 고정 핵심 지지기반 외에도 경쟁 정당의 주요 지지기반에도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통해 지지세를 넓혀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면서 “중장기적 차원에서 차기 주자로서의 지지기반 확충과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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