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학번 동기’ 여야 원내대표, 대화채널에 이상기류

‘76학번 동기’ 여야 원내대표, 대화채널에 이상기류

입력 2015-05-14 13:18
수정 2015-05-1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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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회동·핫라인 중단…협상 최고책임자간 ‘불통’은 이례적

19대 국회 임기 1년을 남겨두고 여야 협상라인인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간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 원내대표가 제1 야당인 새정치연합의 원내사령탑으로 취임한 지 일주일이 된 14일까지 원내대표간 소통 채널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의도 정가에선 그동안 대치 정국 상황에서도 여야 원내대표 차원에선 대화의 끈을 놓지 않은 채 공식·비공식 접촉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우려스런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불통’의 조짐은 지난 7일 이 원내대표 취임 때부터 감지됐다. 당일 오후 4시께 선출된 이 원내대표는 애초 오후 6시에 새누리당 유 원내대표를 찾아와 ‘상견례’를 나눌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가 돌연 개인 일정을 이유로 방문을 취소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다소 경우에 어긋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두 원내대표는 사흘이 지난 10일에야 상견례를 겸해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았다.

5월 국회 의사일정으로 12, 28일 본회의를 잡고, 12일 본회의에서 연말정산 추가환급을 위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비롯해 법안 3건을 처리한다는 합의가 전부였다.

첫 술에 배부를 수야 있겠느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여야 대화채널간 불길한 기류가 감지됐다.

이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는 양당 원내대표 간 주례회동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만남을 위한 만남’을 갖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새누리당 이완구·유승민, 새정치연합 박영선·우윤근 원내대표 체제로 1년간 유지돼 온 양당 원내 최고수뇌부간 정기모임이 끊어진 것이다.

그나마 조해진·이춘석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사이의 접촉은 간간이 이뤄지고 있지만 여야 협상의 최종 결정권자인 원내대표 차원의 접촉이 예전만큼 원할하지 못한 것은 확실하다.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원내대표가 만남은 커녕 전화 ‘핫라인’도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유 원내대표도 기자들에게 “(이 원내대표와) 연락을 못하고 있다. 당장 연락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여야 원내지도부의 소통이 이처럼 ‘진공상태’에 빠진 데는 양측이 처한 정치적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상대방과의 대화채널 복원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공무원연금 개혁 방향을 놓고 청와대와 사이에서 미묘한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어 내부조율이 더 급한 상황이다. 새정치연합은 원내지도부가 막 구성된 데다 정청래 최고위원의 ‘막말 파문’과 4·29 재보선 참패에 대한 문재인 대표 책임론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어 그 문제가 당장 ‘발등의 불’이다.

여기에다가 대화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잇따르고 있는 유·이 원내대표간 장외공방도 설상가상으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안이 단 3건만 처리된 지난 12일 본회의 개최에 대한 비난 여론과 관련, 유 원내대표를 향해 “합의를 밥 먹듯 걷어차는 행태”를 보였다고 거친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또 유 원내대표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들을 새정치연합 소속 이상민 법사위원장이 묶어둔다고 항의한 데 대해서도 “법사위원장을 찾아가서 행패를 부리고 권한남용을 운운했다”고 핏대를 세웠다.

유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거친 표현으로 하신 그런 말에 대해선 대꾸를 안 하는 게 맞다”며 직접적인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내심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월요일(11일)에는 본회의를 거부하겠다는 얘기를 (이 원내대표가) 자꾸 해서 그건 절대 안 된다고 했다”며 “12일 본회의에서도 이 원내대표에게 조금만 협의하면 (다른 법안도) 금방 처리하니까 잠시 정회하자고 요구했는데, 그게 안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당초 76학번 동기가 여야 협상을 이끌 최고책임자로 나란히 나서면서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로 꽉막힌 국회에 숨통을 터 나갈 것이라는 기대는 실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새누리당이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한 내부 조율을 마치고, 새정치연합도 내홍을 수습하고 공무원연금 개혁을 더 늦춰서는 안된다는 국민여론에 귀를 기울이게 되면 여야가 다시 대화채널을 복원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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