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북전단 향해 총격] “전단 살포 땐 파국” 예고한 北 초강경 대응… 대화 무드에 찬물

[北, 대북전단 향해 총격] “전단 살포 땐 파국” 예고한 北 초강경 대응… 대화 무드에 찬물

입력 2014-10-11 00:00
수정 2014-10-11 03:5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북 전단發 돌발 변수… 다시 경색국면 치닫나

북한이 10일 남측 보수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삐라) 살포에 직접 무력으로 대응하며 남북 관계가 또다시 급격하게 출렁이고 있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 3인방의 방한으로 대화 국면으로의 전환이 기대됐던 남북 관계는 방한 닷새 만에 일어난 이번 ‘삐라발(發)’ 돌발 변수로 다시 경색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미지 확대
연천에 떨어진 총탄
연천에 떨어진 총탄 10일 오후 3시 55분쯤 북한군이 대북 전단(삐라)을 겨냥해 발사한 고사총탄이 경기 연천군 중면사무소 앞마당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 확대
北 고사총
北 고사총 북한이 10일 오후 우리 민간단체가 날린 풍선을 향해 발사한 14.5㎜ 고사총과 유사한 고사총으로 북한 여군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은 이미 이날 무력 대응을 예고하고 있었다. 앞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대북 전단 살포를 허용·묵인하면) 북남 관계는 또다시 수습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남북 간 교전이 벌어지는 등 이상 징후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이 북한의 당 창건일이었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는 등 북한으로서는 어느 때보다 대북 전단 살포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란 점도 북한이 실제 무력 대응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김정은을 비판하는 내용이 더 노골적으로 담긴 것으로 알려진 이날 대북 전단의 내용도 북한을 더욱 자극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전까지 민간단체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던 정부도 대북 전단 살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단 살포가 북한의 군사대응으로 현실화되면서 정부가 구두로만 민간단체에 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북한의 무력 대응은 ‘경고 사격’의 성격이었다는 점에서 향후 도발 수위를 원점 타격 등의 수준으로 높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평양에서의 지시가 없었더라도 북한군으로서는 당 창건일에 자기 쪽으로 대북 전단이 날아오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이라며 “오늘 총을 쏜 군이 아닌 다른 군도 이제 민간단체가 전단을 살포하면 경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남북 관계는 10월 말~11월 초로 예정됐던 2차 고위급 접촉의 개최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13일로 예정된 청와대의 제2차 통일준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대북 전단 살포 및 2차 고위급 접촉 개최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일시적으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우리 정부에서 5·24조치 해제 원칙에 전혀 변함이 없다는 등의 언급이 나오면서 남북 대화에 대한 북한의 기대감이 줄어드는 것도 이번 대북 전단 사격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2차 고위급 접촉 개최가 아직 무산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고위급 접촉은 남북이 합의한 사안이니 합의한 대로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14-10-11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1 /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