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 80대 자산가 살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9일 경찰에 검거돼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살인 혐의로 정모(60)씨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4시 50분께 자기 소유의 강남구 도곡동 주택 2층 방에서 두 손이 묶인 채 시신으로 발견된 함모(88·여)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는 5년 전까지 함씨의 2층 주택에서 함께 살던 세입자로, 몇 가지 혐의점이 드러나 오늘 양재동 자택에 있는 것을 긴급체포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함씨의 주택에 세들어 살았고, 함씨와는 25∼30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라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그는 최근에는 인근 인테리어 가게에서 일용직 페인트공으로 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현재 혐의를 부인하며 경찰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함씨의 손을 묶은 끈과 함씨의 목에서 확보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DNA가 정씨의 것과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정씨의 혐의 입증을 자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에게서 확보한 DNA를 그의 집 주변을 오간 200여명과 일일이 대조했고, 국과수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은 뒤 정씨를 긴급체포하게 됐다”며 “정씨의 동선을 역추적한 CCTV 영상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함씨는 거주하던 2층 주택 외에도 40평형대 대형 아파트 등 주택 5채를 보유한 자산가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