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감염자와 직간접 접촉 사람 모두 격리 대상
‘치료제도 없다, 백신도 없다, 치사율이 높다.’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의 위험성을 나타내는 세 가지 주요 특징에 대한 공포가 바이러스보다 빠르게 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메르스 환자 18명은 모두 최초 환자 A(68)씨로부터 2차 감염된 사람들로, 2차 감염자로부터 바이러스가 옮는 3차 감염은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10번째 환자 J(44)씨, 15번째 환자 O(35)씨, 17번째 환자 Q(45)씨가 정부 통제 밖에서 자유롭게 생활한 만큼 3차 감염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18명의 메르스 환자 중 절반이 넘는 11명이 보건 당국의 최초 격리 대상자 명단에서 빠졌다가 뒤늦게 포함됐다. 보건 당국도 3차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2차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모두를 격리 대상에 포함하고 있는 중이다.

비즈니스워치 제공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병원 응급센터에서 메르스 감염을 막기 위해 보호복을 입은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이 내원한 한 환자를 병원 안으로 옮기고 있다. 정부는 이날 메르스 환자와 밀접 접촉한 682명을 격리 관찰 대상으로 분류하고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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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산 여부는 이번 주 초·중반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첫 감염자 A씨는 지난달 20일 국가지정병상에 격리되기 전까지 모두 4곳의 병·의원을 방문했다. 메르스의 최대 잠복기가 2주인 점을 고려하면 A씨로부터 2차 감염됐을 경우 발병 가능 시점은 이달 3일까지다. 만약 3일 이후에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이 나온다면 3차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
복지부는 15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격리시설을 갖춰 놓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권준욱 메르스 중앙대책본부 기획총괄반장은 “현재 확보해 운영하고 있는 시설도 충분하고 이를 늘려 나갈 여지도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고령자 가운데 당뇨병, 신장병, 폐 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어 메르스에 특히 취약한 밀접 접촉자를 설득해 시설 격리하고 있다. 시설 격리 대상자는 전체 격리 대상자 682명의 35% 정도로 추정된다. 현재 시설 격리 대상자는 240여명, 자가 격리 대상자는 440여명 정도다.
메르스에 대한 공포는 중국도 한국 못지않아 한국인 환자 J씨를 치료하고 있는 광둥성 후이저우시 인민병원 의사들은 미혼 의사 가운데 24명을 제비뽑기로 선발해 6개 조로 나눠 4시간씩 환자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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