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당선무효형’ 후 항소심선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 선임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항소심이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될 전망이다.16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조 교육감 측 변호인이 전날 항소이유서를 제출했다.
앞서 4월 23일 1심이 선고된 뒤 6일 만에 법원에 항소장을 낸 데 이어 구체적인 항소 이유를 담은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것은 2심 재판을 받을 준비를 어느 정도 끝냈다는 의미다.
조 교육감은 2심을 대리할 변호인단 구성을 마무리하고 이날 변호인선임서도 제출했다.
2심 변호인단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민병훈(사법연수원 16기) 변호사를 주축으로 꾸려졌다. 1심을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백승헌, 김수정 변호사 등은 2심에서 빠졌다.
사실관계보다는 법리를 다투게 될 2심에서 전관 출신의 경험 많은 변호사를 기용해 법리 해석에 관한 변론을 강화해 항소심을 승소로 이끌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민 변호사는 2007∼2008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시절 각종 부패사건을 전담하면서 증거주의에 따라 엄격하게 유·무죄를 가르기로 유명했으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이 기소된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 사건’ 1심에서 주요 혐의를 무죄로 판결하고 이 전 회장에게 집행유예 선고를 내려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민 변호사를 비롯한 변호인단은 조 교육감의 항소이유서에서 교육감 선거 당시 고승덕 후보에게 의혹을 해명해달라고 한 것은 가정적 표현이며 질문에 해당해 허위사실 유포라 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항소이유와 1심 판결을 검토해 조만간 첫 공판기일을 잡을 예정이다. 기일을 정하는 것은 전적으로 재판부의 재량 권한이지만, 통상 항소이유서가 제출된 뒤 2주 정도 안팎에 첫 기일을 잡는 경우가 많다.
재판부는 선거 전담인 형사6부에 배당됐다.
이 재판부는 올해 2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을 맡아 1심을 깨고 원 전 원장에게 실형을 선고했으며, 지난달 22일 ‘땅콩회항’ 사건의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 항소심을 맡아 실형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
재판장인 김상환 부장판사를 비롯해 배석인 김성수·김상우 고법판사(지방법원 부장판사급)가 치열한 토론을 거쳐 소신있는 판결을 내리는 재판부로 알려져 있어 조 교육감 사건에 대해서도 어떤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상대 후보인 고승덕 변호사의 미국 영주권 보유 의혹을 제기했다가 기소돼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받았으나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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