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남해 이어 15일 대구·원주·광명서 제막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을 기원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14일 광주, 경남 남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광복 70주년인 15일에는 대구, 강원 원주, 경기 광명 등에서 제막식이 열린다.
광주시와 청년봉사단체 ‘착한 사람들의 모임’(착사모)은 14일 오전 10시 30분 광주시청 앞 시민 숲 잔디광장에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열었다.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90) 할머니도 근로정신대 피해자 양금덕(84) 할머니와 나란히 앉아 행사를 지켜봤다.
소녀상은 착사모가 주도한 시민 모금과 재능 기부로 건립됐다.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를 담아 일어선 모습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경남 남해군 남해읍 숙이공원에서 열린 제막식에서는 16살 소녀가 낭독한 헌시가 주변을 숙연케 했다.
남해에 사는 소녀상의 주인공 박숙이(93) 할머니가 일본으로 끌려갈 당시 나이를 기억하려는 의미로 남해군은 여학생을 낭독자로 뽑았다.
”일본 제국주의의 모습으로 허물만 커다랗게 그리 오지 마라. 그저 한평생 서럽던 내 마음 따뜻한 가슴으로 훑어 내려 줄 그런 마음으로 오너라. 여기 숙이공원에서 이렇게 꼿꼿이 기다리고 있을꾸마”라며 헌시가 끝맺자 참석자 다수는 눈물을 훔쳤다.
박 할머니도 제막식에 참석해 생생한 증언을 할 예정이었으나 건강이 나빠져 입원하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했다.
15일에는 대구 남구 대명동 대구여상 안 작은 공원, 강원 원주시청 공원, 경기 광명시 가학동 광명동굴 입구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각각 제막한다.
지난 12일에는 전북 군산시 금광동 동국사 경내, 13일에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 광장에서 제막식이 열렸다.
경기 오산에서는 14일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시민추진위원회 발족식이 열렸으며 경남 창원에서는 지난 13일 설치 공사가 시작됐다.
충남 천안 시민·사회단체와 제주 대학생 연합 동아리 ‘평화나비’도 오는 12월을 건립을 목표로 모금 등 활동에 들어갔다.
일부 지역에서는 상인 반발 등 소녀상 건립을 둘러싼 갈등상도 드러냈다.
창원에서는 지난 11일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광장 입구에 소녀상을 설치하려 했지만 몇몇 건물주와 상인이 반대해 제막식이 미뤄졌다.
충북 청주에서는 각각 건립을 추진한 충북여성단체협의회와 시민추진위원회가 부지 문제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울산에서는 시와 시민단체 측이 장소를 놓고 이견을 보인 끝에 지난 3·1절 울산대공원 동문에서 제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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