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식약처·서울시 “영리행위 아냐” vs 업계 “골목식당 고사”
“분식 먹을 돈으로 5첩 반상을 먹을 수 있는데 당연히 공공청사 구내식당에 가죠.”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이 직원 뿐만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데 대해 골목 식당들과 시민단체가 계속 항의해왔지만 권익위원회부터 일선 구청까지 모든 기관이 구내식당의 손을 들어줘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위례시민연대에 따르면 외부인이 하루 3천명가량 이용하는 서울 서초동 법원 구내식당(1식 5천원)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와 국세청에 각각 식품위생법 위반과 소득세·부가가치세 탈세 혐의로 신고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득형 위례시민연대 이사는 “현행 식품위생법상 집단급식소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음식을 판매할 수 없는데도 일부 기관이 시정하지 않고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내식당을 일반인에게 개방한 공공기관 근처 골목 식당들이 영업난을 겪자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은 지난해 행정자치부(당시 안전행정부)에 지자체 구내식당 72곳의 불법행위를 조사해달라고 고발장을 내기도 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서울시청은 구내식당의 외부인 식사를 차단했으며 일부 지자체는 65세 이상과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에게만 식당 이용을 허용하거나 휴무제를 시행하는 등 대책을 도입했다.
그럼에도 서초동 법원 등 일부 공공기관의 구내식당 영리행위가 끊이지 않자 위례시민연대는 권익위, 식약처, 서울시, 서초구에 각각 신고했다.
그러나 권익위와 식약처는 “특정 외부인이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있음이 확인되지 않는 이상 위법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으며 서울시와 서초구 역시 “소수 민원인과 방문객 등이 일시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고등법원 역시 “서울법원종합청사 구내식당의 경우 민원인에게 적극적으로 식사를 제공하려 한 것이 아니며 민원인의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것”이라며 “민원인 식사 제공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이득형 이사는 “식약처는 위법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수수방관하고 있다”며 “민원인에 대한 일시적 음식 제공인지 특정 외부인에 대한 지속적 제공인지 현실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걸 뻔히 알면서 아무 조치를 하지 않고 면죄부를 줘 더 많은 공공기관 구내식당이 영리행위를 하게 될 가능성만 커졌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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