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날리는 당구장…”경쟁업체 탓” 당구장 관리인에 둔기 폭력
“저 당구장 탓에 장사도 안 되고, 내 가게를 인수하는 사람도 없네….”광주 북구의 한 동네에서 당구장을 운영하는 이모(38)씨 마음속에는 원망이 쌓여갔다.
지난 8월 운영하던 빵집을 접고, 그동안 모은 돈으로 어렵사리 당구장을 차렸다.

광주 북부경찰서 제공
경쟁업주 둔기로 내리친 당구장 주인
23일 광주 북부경찰서는 장사를 못하게 할 목적으로 경쟁업주를 둔기로 내리친 이모(3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7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당구장 건물에서 경쟁 당구장 업주를 둔기로 내리치기 위해 진입하는 범인(왼쪽)과 범행후 피해자를 뒤쫓아가는 범인의 모습이 찍힌 CCTV 화면.
광주 북부경찰서 제공
광주 북부경찰서 제공
손수 홍보전단을 돌리고, 가게에서 혼자 숙식을 하며 열심히 일했지만, 이씨의 당구장 수입은 월세 130만원도 넘기지 못했다.
버티다 못해 내놓은 당구장은 “손님이 없다”며 간간이 찾는 인수자들도 손을 젓고 가버려 되팔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졌다.
반면 인근의 경쟁업체 당구장은 그 동네에서 오랜 기간 장사한 터줏대감으로 단골들이 넘쳐났다.
시기 어린 마음에 이씨는 다시 나쁜 마음을 먹었다.
“저 당구장 주인을 때려 입원시켜 문을 닫으면, 우리 가게의 손님이 넘쳐나겠지?”
잠깐이라도 손님을 끌어모아 1천만원으로 내건 권리금을 챙겨 당구장을 정리할 마음으로 이씨는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강도짓 등으로 10여년 동안 수형생활을 한 이씨는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경찰 추적을 피하려고 CC-TV가 없는 한적한 곳을 범행 장소로 물색해 뒀다.
근처 야산에 미리 청테이프를 감은 둔기와 갈아입을 옷을 가져다 놓고, 범행 당일인 지난 7일 전날 저녁 홍보전단을 들고 그곳을 찾았다.
홍보전단을 돌리는 척하며 이곳으로 와 옷을 갈아입은 이씨는 둔기가 감춰진 우산을 들고 약 1㎞를 걸어가 경쟁업체 당구장 입구에 도착, 관리인 A(58)씨가 퇴근하길 기다렸다.
영업을 마치고 귀가 준비를 하는 A씨를 보는 순간, 둔기로 사정없이 머리를 내리쳤다.
A씨는 머리에 피를 흘리면서도 현장을 탈출, 더 큰 화를 면했다. 이씨는 애초 돈도 빼앗으려했으나 A씨가 피신해 무위에 그쳤다.
달아난 이씨는 숨어 지내다 추적에 나선 경찰에 일 주일여만 인 지난 15일 붙잡혔다.
경찰조사에서 이씨는 “교도소에서 직업훈련을 통해 배운 기술과 모은 돈으로 빵집을 차렸지만, 장사가 안 돼 접고 당구장을 차렸지만 실패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상대 당구장이 장사가 안돼 내 가게에 손님이 늘게되고 그러면 많은 권리금을 받고 당구장을 넘길 작정이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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