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내란음모’ 故 조영래 변호사 47년 만에 무죄

‘서울대생 내란음모’ 故 조영래 변호사 47년 만에 무죄

강주리 기자 기자
입력 2019-05-30 15:24
수정 2019-05-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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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생 내란음모’ 고 조영래 변호사 47년 만에 무죄
‘서울대생 내란음모’ 고 조영래 변호사 47년 만에 무죄 연합뉴스
고(故) 조영래 변호사가 박정희 정권에서 겪은 시국사건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 재심에서 47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노동운동가 전태일의 삶을 쓴 ‘전태일 평전’의 저자이기도 한 조 변호사는 한국의 대표적 인권변호사로 불린다.

서울고법 형사13부(구회근 부장판사)는 30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 변호사의 재심에서 과거 2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불법 체포돼 고문에 의해 진술했고, 진술 외의 나머지 증거들을 봐도 유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법정에는 조 변호사의 아내 이옥경씨가 출석해 작고한 남편이 반세기 만에 혐의를 벗는다는 설명을 대신 들었다.

중앙정보부(중정)가 1971년 발표한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은 당시 사법연수생이던 조 변호사와 서울대생이던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이신범 전 의원, 심재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 등 5명이 국가전복을 꾀했다는 내용이다.

중정은 이들이 학생 시위를 일으키고 사제 폭탄으로 정부기관을 폭파하는 등 폭력적인 방법으로 내란을 일으키려 했다며 김근태 전 고문을 수배하고 조 변호사 등 4명을 구속했다.
공판에 출석한 조영래 변호사
공판에 출석한 조영래 변호사 1972년 9월 11일 서울대생 내란음모 사건 항소심 결심공판에 출석한 심재권.장기표.이신범.조영래(왼쪽부터).
뉴스메이커. 서울신문DB
재판에 넘겨진 조 변호사는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았다.

그러나 유족의 청구로 열린 재심에서 재판부는 “전체적으로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신범 전 의원과 심재권 의원 등은 지난해 재심을 통해 무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조 변호사는 1984년 망원동 수재민 사건 집단소송, 1986년 여성조기정년제 철폐사건,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1987년 상봉동 진폐증 사건 등의 변론을 맡아 노동· 빈민·여성 인권을 옹호하는 데 앞장섰다.

노동운동가 전태일의 삶을 기록한 전태일 평전을 써 노동운동에 큰 영향을 주기도 했다.

그는 1990년 12월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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