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밑반찬·속옷 챙겨둬라”…서울시의 임신 말기 꿀팁?

“남편 밑반찬·속옷 챙겨둬라”…서울시의 임신 말기 꿀팁?

손지민 기자
입력 2021-01-05 21:15
수정 2021-01-0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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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가사노동은 여성 책임’ 임신정보 성차별 논란
임신부. 서울신문DB
임신부. 서울신문DB
“냉장고에 오래된 음식은 버리고 가족들이 잘 먹는 음식으로 밑반찬을 서너 가지 준비해 둡니다. 즉석 카레, 자장, 국 등의 인스턴트 음식을 몇 가지 준비해 두면 요리에 서투른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가 지난 2019년 저출산 극복을 위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하고, 예비부부·임신부부의 궁금증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선보인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 홈페이지의 ‘임신 주기별 정보’에 적힌 내용이다. 저출산의 원인 중 하나로 ‘독박육아·가사’가 지목되는 가운데 여전히 육아와 가사의 책임을 여성에게만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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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홈페이지에 게재된 주수별 임신정보를 보면 임신말기인 35주차에 출산을 위한 입원 전 가족들을 위해 배려를 하라는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요리에 서툰 남편을 위해 밑반찬을 챙기고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과 겉옷 등을 준비해 서랍에 잘 정리해두라는 내용 등이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21.1.5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홈페이지에 게재된 주수별 임신정보를 보면 임신말기인 35주차에 출산을 위한 입원 전 가족들을 위해 배려를 하라는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요리에 서툰 남편을 위해 밑반찬을 챙기고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과 겉옷 등을 준비해 서랍에 잘 정리해두라는 내용 등이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21.1.5
서울시 홈페이지 캡처
임신 말기 35주차 “요리 서툰 남편 위해 밑반찬 준비해야”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 홈페이지의 임신 주기별 정보는 크게 임신초기, 임신중기, 임신말기로 나뉘어 한 주 단위로 태아의 성장, 모체의 변화, 건강체크 포인트, 임산부 생활수칙, 중점태교와 함께 ‘꼭 알아두세요!’란 이름으로 기타 상식을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임신 정보란 이름으로 성차별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부분이다. 출산을 앞둔 35주차 정보를 살펴보면 요리에 서투른 남편을 위해 밑반찬을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뿐만 아니라 ‘3일 혹은 7일 정도의 입원날짜에 맞춰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 양말, 와이셔츠, 손수건, 겉옷 등 준비하기’, ‘둘째 아이 출산의 경우 갑작스런 진통이 시작될 때를 대비해 큰 아이를 맡아 줄 사람을 미리 물색하기’ 등의 조언이 적혀 있다. 화장지 치약 등 생필품을 점검하고, 문단속과 가스점검 등을 챙기는 것도 임신한 여성의 몫으로 표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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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홈페이지에 실린 임신정보 코너. 대한산부인과학회의 감수를 받았다고 안내돼 있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들면 십자수를 놓으며 잡념을 버리라는 내용 등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SNS 상에 제기됐다. 2021.1.5  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시 임신·출산 정보센터 홈페이지에 실린 임신정보 코너. 대한산부인과학회의 감수를 받았다고 안내돼 있다.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들면 십자수를 놓으며 잡념을 버리라는 내용 등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 SNS 상에 제기됐다. 2021.1.5
서울시 홈페이지
태교에는 십자수 추천중점태교도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홈페이지에서는 35주차의 중점태교로 십자수를 추천한다. 십자수를 놓으면 정신을 집중하게 되고 태아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수를 놓으면 임신부가 손을 많이 움직여 태아의 뇌와 색감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주수 별로 성생활에 대해 적어 놓은 부분도 논란이 됐다. 홈페이지에는 1주부터 40주까지 성생활의 수위를 제시하고 있다. 37주차부터는 성생활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지만 36주차에는 ‘미국의 경우 출산 전날 성생활을 했다는 임신부가 15%나 된다는 통계가 있다. 무리하지 않고 배를 압박하지 않는 자세라면 특별히 금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주된 의견이다. 이 시기의 임신부는 출산을 얼마 남겨두지 않아 심리적으로 무척 불안해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남편이 아내의 불안감을 해소 시켜주는 자상한 마음 씀씀이가 중요하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임신·출산 정보센터 홈페이지.
서울시가 운영하는 임신·출산 정보센터 홈페이지.
대한산부인과학회 감수…뿔난 여성들 SNS 성토홈페이지에 따르면 논란이 된 임신 주기별 정보들은 대한산부인과학회의 감수를 받았다. 서울시가 대한산부인과학회의 감수를 받아 성차별적일 뿐만 아니라, 밑반찬 준비·옷 정리 등 임신한 여성의 건강과 크게 상관이 없는 생활수칙을 임신 정보란 이름으로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해당 홈페이지를 접한 네티즌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2021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집안의 여성이 생필품을 챙기지 않으면 나머지 가족들은 생필품을 챙기지 못 하나”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국가가 비혼·비출산을 장려하는 꼴”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도 SNS를 통해 “임신 말기 여성에게 돌봄 강요하는 서울시. 이런 곳에서 비혼·비출산을 안 하기 더 어려울 것 같다. 심지어 해당 페이지 감수는 대한산부인과학회다”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논란이 되자 주수별 성생활과 중점태교 항목, 35주차 ‘꼭 알아두세요!’ 항목 등 일부 내용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김동욱 서울시의원, 개포택지 등 관리방안 용역 착수…노후 주거지 도시관리 첫발

서울시의회 김동욱 의원(국민의힘, 강남5)의 지속적인 관심과 예산 확보 노력에 힘입어, ‘개포택지’를 포함한 노후 단독주택지 도시관리방안 마련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지난 5월 ‘택지개발지구 단독주택지 도시관리방안 마련’ 용역을 착수했으며, 6월에는 착수보고회를 통해 과업 방향과 주요 과제를 공유했다. 이번 용역에는 개포택지를 포함한 총 10개 택지지역이 대상에 포함되며, 도시공간본부가 총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 2월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해당 용역은 지역별 기반시설 현황, 용도지역, 주택 노후도 등 실태를 조사하고 문제점을 분석해, 택지개발 당시 계획된 구조와 현재의 주거 수요 간 불일치를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 도시관리 기준을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김 의원은 “개포택지는 준공 이후 수십 년이 지난 단독주택지가 밀집해 있음에도, 도시계획적 관리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주민들이 주차, 도로, 주거환경 등의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번 용역을 계기로 개포택지의 여건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도시관리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9월까지 기초조사와 분석을 완료하고, 내년 2월에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올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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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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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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