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혈관의 여러 곳이 동시에 막히거나 좁아진 다혈관 협심증에는 무분별한 스텐트 시술보다 수술이 효과적이라는 임상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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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박승정·안정민 교수팀(사진)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최신호에 ‘다혈관 협심증에서 관상동맥 우회수술과 관상동맥 중재술의 임상결과 비교’ 라는 임상연구 논문을 게재한데 이어 16일 오전 8시(미국 현지시각) 미국 샌지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심장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이 연구 결과를 공식 발표한다고 16일 밝혔다.
동맥경화로 인해 심장에 혈액을 공금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는 협심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스텐트를 끼워넣어 좁아진 혈관을 넓혀주거나, 개흉수술을 통해 좁아진 심장 혈관을 대체할 건강한 혈관을 이어 붙여주는 관상동맥우회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박승정 교수팀은 2008년 7월부터 2013년 9월까지 한국 등 아시아 4개국 27개 병원에서 여러 개의 심장혈관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협심증 환자 880명을 선별, 이들을 최신 스텐트시술 그룹 438명, 관상동맥 우회수술 그룹 442명 등으로 구분한 뒤 평균 4년 6개월 이상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전체적으로 사망 및 뇌졸중의 발생률에는 두 그룹 간에 큰 차이가 없었으나,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들에서 심장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재시술의 위험이 약 2배 정도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군에서 시술 1달 후 심근경색 발생 확률이 약 1.7배 정도 높게 분석되었다. 그러나, 스텐트 시술이나 심장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사망률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번 연구는 최근에 사용되고 있는 2세대 약물용출 최신형 스텐트를 사용한 환자들의 임상 결과를 관상동맥 우회수술과 비교한 것으로, 다발성 협심증에 수술을 추천하는 현재의 치료 가이드라인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연구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이번 연구는 시술자의 주관적인 선택을 배제, 연구 결과를 좀 더 객관적으로 신뢰할 수 있도록 무작위로 연구를 배정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의료계의 분석이다.
박승정 교수는 “과거 다른 연구들에서는 초기에 개발된 스텐트 시술과 수술과의 비교 연구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다혈관 협심증에 최신 스텐트를 사용하더라도 수술이 여전히 더 좋은 임상결과를 보였다는 점을 입증한 첫 연구”라면서 “5년 동안의 장기간 관찰 결과에서도 스텐트 시술을 받은 경우에는 재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았으나 두 치료방법간의 사망률에는 차이가 없었다” 고 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박승정 교수는 이어 “최근 스텐트의 기술적인 발전과 심장수술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스텐트 시술을 선호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이번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됐듯이 심장혈관의 여러 곳이 동시에 좁아져 있다면 무분별한 스텐트 시술보다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우회혈관 수술 등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여러 곳의 심장혈관이 동시에 막히는 협심증의 경우, 최신형 스텐트를 사용한 시술에 비해 심장수술이 더 효과적이라는 기존 가이드라인을 증명하는 것이어서 세계 심장 치료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구 결과가 게재된 NEJM은 임상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의학전문 잡지로, 학술지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지표인 인용지수가 54.4점에 이르고 있으며, 박승정 교수팀은 국내 의학자로는 처음으로 NEJM에 5번이나 연구 논문을 게재하게 됐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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