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카메라 가격담합 업체들, 국가에 67억 배상판결

과속카메라 가격담합 업체들, 국가에 67억 배상판결

입력 2015-03-02 07:16
수정 2015-03-02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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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과 신호위반 등을 기록하는 무인교통감시장치의 입찰 가격을 담합한 업체들이 국가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이인규 부장판사)는 대한민국이 엘에스산전 등 무인교통감시장치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들은 함께 연대해 원고에게 67억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엘에스산전과 비츠로시스, 건아정보기술, 토페스, 르네코, 하이테콤시스템 등 6개 업체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전국 16개 지방경찰청으로부터 무인교통감시장치 구매를 의뢰받아 입찰에 참가했다. 당시에는 2000년 이후 도입된 기술검사인증제도로 인해 이 업체들만이 입찰에 참가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 있었다.

이들은 각 업체 사무실과 지방경찰청, 도로교통공단 등에 종종 모여 정보를 나누고 친목을 다지면서 입찰 공고가 나면 10일 전쯤 모임을 갖고 각자 원하는 낙찰 희망지역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입찰일의 2∼3일 전까지 낙찰 희망지역에 대한 조율을 마쳐 내부 합의를 끝냈다.

입찰이 시작되면 해당 지역의 낙찰 예정자로 약속된 업체는 조달청이 책정한 기초금액의 97∼98% 정도 가격을 써내고 ‘들러리’로 참가한 업체들은 이보다 조금 높은 가격을 써내는 방식으로 담합해 이들끼리 미리 지정한 업체가 낙찰되도록 했다.

이런 행위는 2011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서 적발돼 총 38억여원의 과징금이 업체들에 부과됐다. 이들은 과징금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지만, 모두 기각됐다.

업체들은 국가가 제기한 민사소송에도 패소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이 사건 입찰의 낙찰자, 입찰가격, 낙찰가격 등을 결정해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했다”며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업체들의 담합으로 국가가 입은 손해액을 총 113억원으로 산정했는데, 2005년의 담합행위는 소송제기일인 2011년을 기준으로 국가의 손해배상청구권 소멸시효 5년이 지나 손해액 산정에서 제외됐다.

또 재판부는 국가가 업체들의 담합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었음에도 이에 대해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업체들의 배상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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