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구성원 78% “박상옥 후보자 대법관 부적절”

법원 구성원 78% “박상옥 후보자 대법관 부적절”

입력 2015-03-18 15:33
수정 2015-03-18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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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게시판서 940명 설문조사 결과…현직 법관도 53명 참여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축소·은폐하는 데 가담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박상옥(59)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 사법부 구성원 상당수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공개된 설문조사 결과여서 주목된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이상원 본부장)는 지난 16일부터 법원 내부 게시판에서 박 후보자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78%에 달했다고 18일 전했다.

박 후보자가 대법관으로 임명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 법원 구성원 937명이 의견을 밝혔는데, 573명(61%)이 ‘매우 부적절하다’, 158명(17%)이 ‘대체로 부적절하다’고 각각 답했다.

’매우 적절하다’는 27명(3%), ‘대체로 적절하다’는 65명(7%)에 그쳤다. 이밖에 114명(12%)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법원 구성원들은 또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935명 중 420명(45%)이 ‘매우 잘 안 되고 있다’, 292명(31%)이 ‘대체로 잘 안 되고 있다’고 답한 것이다.

’매우 잘 되고 있다’는 13명(1%), ‘대체로 잘 되고 있다’는 103명(11%), ‘잘 모르겠다’는 107명(11%) 등이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이완구 국무총리에게 조속한 청문회 개최를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친서를 보내는 등 임명 절차를 촉구한 반면, 사법부 내 분위기는 이처럼 차가운 상황이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법관 53명을 비롯한 법원 구성원 총 940명이 참여했다. 2013년 1월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설문(688명)이나 같은해 11월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설문(903명) 등에 비해 참여율이 높았다.

법원노조 관계자는 이와 관련, “설문조사를 짧은 시간 진행했는데도 참여율이 높았던 것을 보면 박 후보자에 대한 법원 구성원들의 관심이 크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지검 검사로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수사한 박 후보자는 1987년 1월 1차 수사 당시 고문 경찰관 2명만 기소해 공범 3명의 존재를 고의로 은폐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다.

수사팀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그해 5월 추가 공범을 폭로하자 2차 수사를 통해 경찰관 3명을 뒤늦게 구속했다.

이에 대해 당시 4년차 막내 검사였던 박 후보자에게 부실 수사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견해와 사건 기록상 박 후보자의 은폐 의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맞서왔다.

그동안 인사청문회를 저지하며 박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요구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오는 19일 의원총회에서 청문회 개최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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