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3년 슬럼프 털어낼 ‘부활의 화살’ 명중

연합뉴스
“내가 넘버원” 세계신 세운 명궁 김우진
국가대표 궁사 김우진(22·청주시청)이 29일 전국체전에서 세계기록을 세우고 ‘넘버원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우진은 이날 제주 성산고등학교에서 열린 남자 70m에서 352점을 쏘아 종전 세계기록을 2점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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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스타 김우진(22·청주시청)은 29일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뒤 의미를 이같이 부여했다.
김우진은 이날 제주 성산고등학교에서 열린 전국체전 남자 양궁 리커브 70m에서 352점을 쏘아 세계기록 350점(김종호·2013년 7월)을 갈아치웠다.
제주 성산고는 일출봉 근처의 바닷가에 있어 해풍이 심하게 부는 장소이다.
김우진이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양궁인들은 “와! 이 바람에 352점이라니”라는 말을 되풀이하면 혀를 내둘렀다.
남자 양궁의 4개 사거리인 90m, 70m, 50m, 30m 가운데 70m는 가장 중요하게 인식된다.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등 WA의 공인을 받는 모든 대회의 개인, 단체전 본선은 이 사거리에서 치러진다.
김우진의 70m 신기록은 세트제의 도입으로 이변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양궁에서 특히 의미가 있다.
경기 규칙의 변동으로 아무리 이변의 여지가 넓어지더라도 10점을 몰아서 쏘는 절대적 고득점자를 이겨낼 도리는 없기 때문이다.
김우진은 “70m는 가장 중요한 사거리”라며 “자신감이 붙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뜻하지 않은 고득점에 기쁘다”며 “신기록 자체보다는 연습을 열심히 한 성과가 나타났다는 점에 더 큰 의미를 둔다”고 강조했다.
장영술 국가대표 감독은 세계기록은 인간 한계를 뛰어넘는 증표로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양궁이 기록 총합보다 세트 승점을 따져 입상자를 고르는 종목으로 변하고 있지만 세계기록 자체가 지닌 의미는 굉장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진은 충북체고 시절 천재소년으로 양궁계에 등장해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르며 이름을 날렸다.
그는 2011년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 단체전 금메달을 석권하며 1인자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김우진은 곧 슬럼프에 빠졌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2012년 런던 올림픽, 2013년 안탈리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고 속을 태웠다.
김우진은 마음을 다잡고 훈련에 집중해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설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그러나 개인, 단체전 본선 출전자를 고르는 대표팀 내 경쟁에서 밀려 그 대회에서 금메달에 도전하지는 못했다.
남자 144발 라운드에 이어 자신의 두 번째 세계기록 보유로 부활의 날개를 펼친 김우진이 앞으로 명궁으로서 위상을 얼마나 더 높여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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