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구단의 배려로 유격수 훈련부터 시작클린트 허들 감독 “강정호의 모든 것이 좋다”
지난 시즌 한국프로야구에서 40개의 홈런과 타율 0.356, 출루율 0.459를 기록한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는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어느 정도의 성적을 남길까.모두가 알고 싶어하는 이 질문은 어쩌면 강정호 자신이 가장 궁금할 수 있는 질문일 수 있다.
강정호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피츠버그 지역 매체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Pittsburgh Post-Gazette)와의 인터뷰에서 “나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며 “희망하건대 여기(메이저리그)에서도 똑같이 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금액으로 500만 2천15달러를 적어낸 피츠버그와 4+1년에 계약 총액 1천650만 달러에 계약하고 한국프로야구 야수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했다.
강정호는 올해와 내년 연봉으로 각각 250만 달러, 2017년에 275만 달러, 2018년에 300만 달러를 받는다. 5년째인 2019년 피츠버그가 구단 옵션을 행사하면 550만 달러에 강정호를 잡게 된다. 피츠버그가 강정호를 자유계약선수로 풀면 25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추가로 강정호는 타석에 나서는 횟수에 따라 매 시즌 최대 75만 달러의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강정호는 “약간 부담을 느끼지만, 한편으로는 여기에서 잘해서 다른 한국프로야구 야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도록 문을 넓혀주고 싶다”고 했다.
강정호는 광주 화정초등학교 3학년이던 1996년 야구를 시작했다. 그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자라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대해 일찍 알았다면, 그리고 파워 트레이닝의 효과에 대해 특별히 주목했다면, 더 나은 선수나 더 힘 있는 타자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이에 대해 강정호가 한국프로야구에서 최근 3시즌 동안 한해 22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고 2008년 이후 장타율이 4할 밑으로 떨어져 본 적이 없는 거포라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기이한 말이었다고 촌평했다.
피츠버그는 고등학교 당시 포수로 뛰었고,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 3루수를 맡은 것 외에는 주로 유격수로 뛰었던 강정호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처음에는 유격수 훈련부터 받도록 했다. 다음은 3루수이며, 둘 다 잘하면 2루수로 이동시킬 계획이다.
강정호에 대한 배려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클린트 허들 감독은 격일 간격으로 강정호를 그의 사무실로 데려가 코치진과 인사를 할 수 있도록 해줄 예정이다. 모두 강정호가 팀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 조치다.
강정호는 “모든 것이 맘에 든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무척 재미있다”며 “유일한 어려움은 언어장벽인데, 팀 동료가 잘해주고 쉬운 단어로 얘기해주기 때문에 큰 불편은 없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야구 외에 미국의 문화도 경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음식이나 TV 등 사소할 수 있지만, 무척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남자든 여자든,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여자친구가 없어서 새로운 취미거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허들 감독은 “타격 능력이나 공을 쫓아가서 건져내는 능력 등 강정호가 보여준 모든 것이 좋다”며 “우리는 강정호가 득점을 기록하고 득점을 만들어내는 선수가 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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