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승자 향한 예우 사자들의 품격

[프로야구] 승자 향한 예우 사자들의 품격

심현희 기자
입력 2015-11-01 23:28
수정 2015-11-02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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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시상식 내내 자리 지키며 축하

통합 5연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삼성은 아름다운 패자였다.

지난달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경기가 끝난 뒤 두산의 우승 세리머니와 함께 한국시리즈 공식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두산에 2-13으로 완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단은 아무런 공식행사가 남아 있지 않았지만 퇴장하지 않고 더그아웃에서 두산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봤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류중일 감독은 “우리가 완패했다”고 패배를 깨끗하게 시인한 뒤 “두산 축하하러 가야 한다”며 급하게 인터뷰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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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에 패해 준우승을 한 삼성 선수들이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시상식이 열리는 동안 3루쪽에 도열해 승리를 축하해 주고 있다. 이주상 기자 rainbow@sportsseoul.com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에 패해 준우승을 한 삼성 선수들이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시상식이 열리는 동안 3루쪽에 도열해 승리를 축하해 주고 있다.
이주상 기자 rainbow@sportsseoul.com
류 감독을 비롯한 삼성 선수단은 두산 선수들에게 우승 트로피와 메달이 수여되자 3루쪽 그라운드로 나와 일렬로 서서 이날의 주인공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모두가 류 감독과 삼성 선수들이 조용히 야구장을 빠져나갈 것을 예상했지만 이들은 공식 시상식이 열린 20분 동안 자리를 지켰다. 두산을 진정한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려는 배려였다.

2011년 가을 삼성은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시리즈 우승팀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더그아웃 앞에 도열해 삼성의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축하했다. 당시 류 감독은 “그 모습이 정말 멋졌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다”고 했고 이날 류 감독은 4년 전 가을의 기억을 떠올리며 선수단에게 “축하해 주고 가자”고 말했다.

이런 삼성의 모습에 두산도 감동했다. 두산 관계자는 “나는 31일에 두 번 눈물을 흘렸다. 우승을 확정한 순간과 시상식에 삼성 선수들이 도열한 모습을 보고…”라며 삼성 선수단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5-11-0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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