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시상식 내내 자리 지키며 축하
통합 5연패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삼성은 아름다운 패자였다.지난달 3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경기가 끝난 뒤 두산의 우승 세리머니와 함께 한국시리즈 공식 시상식이 열렸다. 이날 두산에 2-13으로 완패해 준우승을 차지한 삼성 선수단은 아무런 공식행사가 남아 있지 않았지만 퇴장하지 않고 더그아웃에서 두산의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봤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선 류중일 감독은 “우리가 완패했다”고 패배를 깨끗하게 시인한 뒤 “두산 축하하러 가야 한다”며 급하게 인터뷰실을 나섰다.

이주상 기자 rainbow@sportsseoul.com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에 패해 준우승을 한 삼성 선수들이 지난달 31일 잠실구장에서 두산 시상식이 열리는 동안 3루쪽에 도열해 승리를 축하해 주고 있다.
이주상 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이주상 기자 rainbow@sportsseoul.com
2011년 가을 삼성은 아시아시리즈에서 일본시리즈 우승팀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더그아웃 앞에 도열해 삼성의 아시아시리즈 우승을 축하했다. 당시 류 감독은 “그 모습이 정말 멋졌다.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다”고 했고 이날 류 감독은 4년 전 가을의 기억을 떠올리며 선수단에게 “축하해 주고 가자”고 말했다.
이런 삼성의 모습에 두산도 감동했다. 두산 관계자는 “나는 31일에 두 번 눈물을 흘렸다. 우승을 확정한 순간과 시상식에 삼성 선수들이 도열한 모습을 보고…”라며 삼성 선수단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2015-11-02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