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병, 포를란을 부탁해”

“김일병, 포를란을 부탁해”

입력 2010-06-26 00:00
수정 2010-06-26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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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형 미드필더 김정우 ‘전담마크’ 특명

군대에서 일병은 가장 바쁜 계급이다. 고참들의 지시에 따라 온갖 궂은일을 다 한다.

또 ‘무개념’ 이등병들에게 군대의 모든 것을 가르쳐야 한다. 연일 이어지는 작업과 훈련 속에 전투복에는 하얀 소금자국이 지워질 날이 없다. 오죽 힘들었으면 대표적인 군가 ‘팔도사나이’조차 “얼싸 좋다 김일병”이라며 일병들에게 힘을 불어넣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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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김정우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남아공에서도 한국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8강 진출을 위해 육군 일병 김정우(광주)가 중책을 맡았다. “포를란을 막아라.” 짧고 간단한 명령이지만, 임무완수는 쉽지 않다. 대표팀에서 볼란치(방향타), 즉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정우는 공격 상황에서 공을 몰고 올라간 이영표(알 힐랄)와 차두리(프라이부르크)의 빈자리를 메운다. 또 수비 상황에서는 상대 키플레이어를 대인마크한다.

최종 수비진 앞에서 상대의 공격을 일차적으로 저지하고, 상대에게 공을 빼앗아 공격진에게 연결하는 공·수전환의 중심에 있는 셈이다.

우루과이는 프랑스와의 A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투톱으로 나섰지만, 나머지 두 경기는 에딘손 카바니(팔레르모),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를 최전방에 놓고 디에고 포를란(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을 쳐진 스트라이커로 놓는 스리톱으로 경기에 나섰다.

포를란이 공격을 조율하는 플레이메이커 역할까지 담당했던 남아공, 멕시코전에서 우루과이는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때문에 우루과이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한국과의 경기에도 포를란을 쳐진 스트라이커로 놓는 스리톱 카드를 들고 나올 것이 확실하다. 그래서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정우의 역할이 중요하다. 허정무 감독이 굳이 ‘특명’을 내리지 않더라도, 포지션상 김정우는 포를란과 마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정우가 포를란을 제대로 막아낸다면 예상외로 손쉬운 승리를 거둘 수 있다. 우루과이의 공격이 포를란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물론 기성용(셀틱),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 등의 협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아르헨티나전에서 포를란과 같은 위치에 있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를 놓치면서 대패하는 쓰린 경험을 했다. 두 번 실수는 있을 수 없다. 김일병의 어깨가 무겁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0-06-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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