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 유엔총장의 남북관계 조언 의미 있다

[사설] 반 유엔총장의 남북관계 조언 의미 있다

입력 2011-08-13 00:00
수정 2011-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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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을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그제 대북 인도적 지원을 긍정적·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게 남북 화해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은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결정할 일이지만, 정상외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가장 효과적 수단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자신의 방북에 걸림돌은 없다면서 시기를 잘 검토하겠다고 했다.

우리는 반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반 총장은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외교안보수석과 외교통상부 차관·장관을 차례로 역임했다. 또 그가 2006년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된 데 이어 올해 재선에 연착륙하기까지 북한은 어떠한 거부감을 보인 적이 없다. 따라서 남북관계의 흐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양 당국자에게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또 유엔의 성공한 수장이라는 그 위상에서 반 총장은 남북을 잇는 가교 구실에 가장 적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정부는 반 총장의 조언을 귀담아 듣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남북관계는 최악의 대치 상태에 있다. 지난달 22~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북 외교장관 회담 등이 열려 그나마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가 했지만 실제 북쪽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그 뒤로도 북한은 지난 10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 두 차례 포격을 하는가 하면 금강산 지구 내 우리 기업들의 재산권을 몰수하겠다는 위협을 여전히 하고 있다. 북한의 강경노선이 어처구니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우리 쪽이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이 남북 대치국면을 해소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우리는 그 출발점이 대북 인도적 지원이라고 판단한다. 이번 여름 북한도 심한 수해를 입었다니 이미 시작된 지원의 폭을 좀 더 넓힐 필요가 있다. 인도적 지원에 따라 남북관계가 어느 정도 개선되면 반 총장이 방북해 조정 활동을 하고, 그 결과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면 남북한 평화와 공존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정부가 대북정책의 기조는 유지하되, 반 총장의 조언을 의미 있게 받아들이기를 기대한다.
2011-08-1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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