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자장면/함혜리 논설위원

[길섶에서] 자장면/함혜리 논설위원

입력 2010-04-15 00:00
수정 2010-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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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약속이 좀 먼 곳에서 있어서 차를 타고 가면서 FM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을 들었다. “오늘은 자장면 먹는 날”이라는 진행자의 멘트가 귀에 박힌다.

그랬구나. 4월14일은 외로운 솔로들이 자장면을 먹는 날이다. 2월14일은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 한 달 뒤인 3월14일은 초콜릿을 받은 사람이 준 사람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화이트데이다. 초콜릿도, 사탕도 주고받을 상대가 없는 사람들은 그로부터 한 달 뒤 마치 벌칙처럼 검은 소스가 덮인 자장면을 먹는다. 누가 만들었는지, 정말 고약하다는 생각을 하며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점심약속을 한 상대는 이제 40줄에 들어선 미혼여성이다.

“밸런타인데이는 챙기셨나요?”

“아니요. 혼자서 초콜릿 사먹었어요.”

“화이트데이도 무의미했겠네요.”

“당연하죠.”

“잘됐네요.우리 자장면 먹으러 가요.”

자장면이라도 함께 먹을 사람이 있어 다행이라며 우리는 맛있게 자장면을 먹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2010-04-15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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