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만 영웅’ 지크프리트와 떠나는 모험여행

‘게르만 영웅’ 지크프리트와 떠나는 모험여행

입력 2011-07-04 00:00
수정 2011-07-0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바그너 악극 어린이오페라로 재탄생

이미지 확대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의 4부작 악극 ‘니벨룽의 반지’는 17시간이라는 ‘무시무시한’ 공연시간으로 유명하다. 본래 독일 바이로이트 음악축제에서 나흘 연속 공연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북유럽 신화에서 비롯된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시각적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는 블록버스터 오페라다. 그렇더라도 4부작을 잇달아 보는 것은 웬만한 골수팬이라도 쉽지 않을 터. 당연히 꼬마손님에게는 역부족이다.

국립오페라단이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을 한 편으로 압축한 어린이오페라 ‘지크프리트의 검’을 10일(4일 제외)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 올린다. 지난해 라벨의 ‘어린이와 마법’이 평균 객석점유율 80%를 기록할 만큼 성공을 거둔 데 고무된 국립오페라단이 내놓은 두 번째 어린이 오페라다.

관전 포인트는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바그너의 대작을 재해석했다는 점. 40여년 동안 30여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원작과 달리 지크프리트(테너 이승묵)와 브륀힐데(소프라노 노정애), 보탄(베이스 바리톤 조규희), 파프너(바리톤 김경천) 등 17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새롭게 꾸몄다. 세상을 지배하는 신(神) 보탄의 피를 이어받은 영웅 지크프리트가 사악한 큰 뱀을 물리치고 절대반지를 되찾는 한편, 아름다운 브륀힐데와 사랑에 빠진다는 모험담이다. 절대반지를 놓고 신과 거인족, 난쟁이족이 벌이는 쟁탈전은 판타지소설 ‘반지의 제왕’과 겹쳐진다. 지크프리트가 무엇으로든 변신할 수 있는 마법 모자와 절대반지를 ‘쟁취해’ 역경을 딛는 서사구조는 주인공이 ‘득템’(아이템을 얻는 것)을 통해 모험을 이어가는 온라인게임의 스토리텔링과 다르지 않다. 집중력이 부족한 꼬마들을 의자에 붙잡아둘 만큼 친근한 형식을 갖춘 셈이다.

자막을 보는 번거로움을 피하고자 쉽게 풀어쓴 한글 대사를 새로 만들었다. 100분(인터미션 20분 포함). 화~금 오후 4시, 토~일 오후 3시. 2만~5만원. (02)580-1300.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1-07-04 2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